제도적인 장치로 악플러를 퇴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고 있는 네티즌의 자발적인 '악플 자제 운동'이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생글기자 코너] 연예인들을 잇달아 죽음으로 내몬 '악플'
한때는 우리들의 우상이었던, 미소가 아름다웠던 여자 연예인의 연이은 자살소식에 우리 사회가 놀라움과 충격에 빠졌다. 그들의 죽음이 ‘악플’과 관련이 있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악플러에 대한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인터넷 실명제를 촉구하는 주장도 나왔다. 포털의 댓글 기능을 아예 없애자는 네티즌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그들이 떠난 지금까지도 그들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부계정·유령계정 등을 앞세워 눈살이 찌푸려지는 악플들이 떠돈다. 악플러들은 공통적으로 “그냥 장난이었다. 신경을 안 쓸 거라고 생각했다” “기억나지 않는다” 등의 이유를 대며 자신들의 댓글로 고통받는 이들의 기분과 감정은 헤아리지 않는다. 멋대로 허위 사실을 유포하고 인격을 모독한다.

단지 공인이라는 이유로 오랜 세월 악플에 시달린다는 것은 과연 어떤 아픔일까. 감히 상상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의 죽음은 그 고통이 어느 정도인지를 우리에게 깨우쳐준다. 누구나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른다. 하지만 같은 실수나 잘못을 반복해선 안된다.

이번 사건 후 어느 BJ의 “솔직히 연예인들이 악성 댓글로 상처받고 이런 거 솔직히 저는 좀 아니라고 본다. 감내해야 된다고 본다. 제 기준에서는”이라는 인터뷰를 보며 과연 그 연예인이 자신의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이라도 저런 생각을 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연예인이기 이전에 그들은 소중한 딸이자 누나이자 여동생이자 친구다. 그들에게 무심코 쓴 악플은 본인뿐 아니라 그 주변 사람들에게도 큰 아픔이 된다. 자살은 어떤 이유로도 미화될 수 없지만, 죽음 이후까지도 악플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연예인들을 보며 그들의 죽음이 더 가슴 아팠다.

제도적인 장치로 악플러를 퇴치하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불고 있는 네티즌의 자발적인 ‘악플 자제 운동’이 더 확산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들을 죽음으로 내몬 악플로 나 또는 내 가족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 나부터 우리부터 악플러가 아닌 ‘선플러’가 되자.

박선희 생글기자(광탄고 2년) sunny418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