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판에 가득한 억새…가을이 무르익어 간다
“가을입니다/해질녘 먼 들 어스름이/내 눈 안에 들어섰습니다/윗녘 아랫녘 들녘이/모두 샛노랗게 눈물겹습니다/말로 글로 다할 수 없는/내 가슴속의 눈물겨운 인정과 사랑의 정감들을/당신은 아시는지요/해 지는 풀섶에서 우는 풀벌레들 따라 길이 살아나고/먼 들 끝에서 살아나는 불빛을 찾았습니다/내가 가고 해가 가고 꽃이 피는/작은 흙길에서/저녁 이슬들이 내 발등을 적시는/이 아름다운 가을 서정을/당신께 드립니다”

김용택 시인이 노래한 <가을>이 무르익어 간다. 들판은 누렇고, 산천은 오색빛으로 물들어 간다. 뙤약볕에 땀을 흘린 농부는 수확의 기쁨을 맛보고, 세상은 그만큼 풍성해진다. 속세가 어수선해도 세월은 말없이 자기 길을 간다. 지난 8일에는 강원과 경기지역 일부에 올가을 첫 한파주의보가 발령됐다. 설악산에는 첫얼음이 얼고, 대관령에는 첫서리가 내렸다. 그래도 아직은 우리 곁에 가을을 더 붙잡아두고 싶은 마음이다. 사진은 지난 8일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새별오름을 찾은 관광객들이 활짝 핀 억새의 정취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