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4회 테샛 시험 분석
제54회 테샛 시험에서 고교생들은 경제이론 분야와 시사 영역에서 정답을 잘 맞히지 못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시사 영역에서 고교생 응시자의 정답률이 일반인과 대학생보다 크게 낮아 최고 등급인 S급을 따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교생들이 상대적으로 경제신문 등을 꾸준히 읽기 어려운 학업 환경에 놓여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경제이론 영역에서는 ‘관세’와 ‘수입 쿼터’ 관련 문제 정답률이 30%대로 매우 낮았다. 관세와 수입 쿼터의 의미를 정확하게 이해하지 않으면 풀기가 까다로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관세는 수입품의 단위당 가격을 높이는 규제 방법이고, 수입 쿼터는 수입 물량을 제한하는 방법이다. 관세 부과는 자유무역 때보다 소비자 가격을 높이고, 생산자 가격을 낮추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총잉여를 감소시키고 결국 사중적 손실을 유발한다. 국내 산업 보호를 위해서는 관세보다는 수입량을 제한하는 수입 쿼터 제도가 더 확실한 방법이다. 수입 쿼터를 시행하면 국내 공급량에 수입품의 수량만큼 합한 양을 공급한다. 이때 국내 수요가 증가하면 시장에서는 수입 쿼터 시행 이전보다 높은 균형가격이 형성된다.
피셔의 교환방정식에 관한 문제 정답률도 30%대로 낮았다. 문제에서 내년 실질경제성장률 6%, 화폐유통 속도 증가율 2%가 제시됐다. 정책 당국이 내년 물가상승률을 3%로 억제하기 위해서 내년 적정통화율을 얼마로 가져가야 하는지를 물었다. 피셔의 교환방정식(MV=PY)을 증가율로 표시하면 △M/M+△V/V=△P/P+△Y/Y가 된다. 문제에서 주어진 정보를 식에 대입하면 (△M/M)+(2%)=(3%)+(6%)이다. 따라서 적정 통화증가율은 7%다
시사 영역에서 △지주회사와 우선주의 특징인 ‘의결권’을 고르는 문제 △전자상거래 당사자 간 거래를 금융기관 등 공신력 있는 제3자가 보증하는 제도인 ‘에스크로’ △ IT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테크핀’과 금융사가 IT 기술을 활용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를 고르는 문제 △재정학에서 연금개혁과 같이 향후 국가 재정을 위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극렬한 반대로 개혁의 어려움을 비유하는 ‘코끼리 옮기기’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대해 금지하도록 한 규정 중 틀린 것을 고르는 문제에서 정답률이 40%대로 낮게 나타났다. 정답은 ‘부당하게 사업을 폐업하는 행위’다.
△넷플릭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OTT’를 고르는 문제 또한 정답률이 저조했다. OTT란 온라인 동영상 스트리밍을 뜻한다. △주식을 대량으로 보유한 매도자가 사전에 매도 물량을 인수할 매수자를 구해 시장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장이 끝난 이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인 ‘블록딜’ △‘사내유보금’을 고르는 문제 또한 응시생들이 많이 틀린 문제 중 하나다. 사내유보금이란 세금·배당금 등 외부로 유출되지 아니하고 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누적된 순이익을 말한다. 하지만 사내유보금은 회계상 개념일 뿐 기업이 ‘쌓아둔 현금’은 아니다. 상당 부분은 이미 투자 등 경영 활동에 사용되고 있다.
제55회 테샛은 8월 10일(토) 시행된다. 서울(3곳), 수원, 인천, 부산, 대전, 대구, 광주, 창원, 전주, 제주 고사장에서 치러지며, 응시원서는 6월 24일(월)부터 접수한다.
정영동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원 jyd54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