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별 전년도 기출문제 해설 (3)
한양대 인문계열(1)
한양대 인문계열(1)
![[2020학년 대입 전략] 논술성적 반영 비중 80%로 높아져…치열한 경쟁 예고](https://img.hankyung.com/photo/201906/AA.19807828.1.jpg)

자신만의 창의적인 분석으로 차별성을 드러내자
2019학년도 인문계 논술고사는 ‘문화의 형성원리와 다양한 속성’이라는 친숙한 주제를 다뤘습니다. 문제 유형 역시 친숙했기에 크게 당황할 일은 없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만 그동안 한양대 논술의 대표적인 특징으로 꼽혔던 시각자료 대신 구체적인 사례, 상황을 배치했는데 그것이 의미하는 바를 추론할 것을 요구, 시각적으로 다른 문제인 양 보일 수 있겠지만 평가요소 및 사고 과정이 동일하다는 점에서 그동안의 출제 및 평가의도가 유지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양대 논술은 주어진 자료, 제시문에 비해 요구하는 답안의 분량이 깁니다. 따라서 제시문의 논지를 논제의 요구에 맞게 활용해 자신만의 종합적 의견과 정합적인 방식으로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창의적이며 분석적인 역량을 과시하는 데 많은 시간과 지면을 할애해야 합니다. 창의적인 내용으로 답안을 작성하는 것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이지만 이는 주어진 제시문의 논지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정합적인 방식으로 엮어내는 것을 전제로 합니다.
■ 제시문 분석
논술에서 요구되는 독해력은 논제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내용을 파악하는 능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시문의 논지를 파악할 때 중요하게 고려돼야 할 내용이 무엇인지, 목적의식을 갖고 읽어야 한다는 것이죠. 따라서 주어진 제시문을 읽을 때 ‘문화의 형성 원리와 성격’이 어떠한가를 중심으로 해야 합니다.
제시문 (가)는 계급을 결정짓는 요소로 경제적 자본, 사회적 자본, 문화적 자본을 꼽고 있습니다. 문화적 자본은 상이한 조건 아래에서 개인들이 사회화되는 과정을 통해 획득하는 기본적 생활양식인데, 비슷한 조건에 있는 개인들은 비슷한 생활양식을 공유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다른 계층과 구별되는 독특한 하위문화를 형성한다는 것입니다. 또한 이렇게 형성된 계급계층 문화는 자신들만의 동질성을 만들고 다른 집단들과 구분짓고자 하는 욕망을 드러낸다고 합니다.
이 제시문의 내용은 피에르 부르디외의 ‘구별짓기’이론에 해당하는 것 같습니다. 부르디외는 경제자본, 문화자본이란 개념을 통해 계급을 정의하고 사람들의 취향에는 계급적 차이가 존재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런 취향이 물질적 수단 즉 경제자본과 더불어 계급을 결정하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죠. 이 내용은 고등학교 사회문화 교과서에서 중요하게 다뤄진다는 점에서도 쉽게 이해됐을 것 같습니다.
제시문 (나)에서는 문화가 주어진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됐다고 합니다. 공동체의 가치나 신념 체계가 환경적 요소의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자연 환경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존 전략을 찾는 과정에서 문화가 형성됐다는 것을 인도의 암소 숭배문화와 이슬람의 돼지 혐오문화를 예로 들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표면적으로 상반된 문화로 보이지만 자연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는 점, 동일한 이유로 발달된 공동체 문화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문화적 경험들이 사회적, 역사적 맥락에서 이뤄지며 전체적인 인간 구성 요소들과의 상호 연관성 속에서 파악돼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며 차이를 인정하고 관용의 자세가 필요함을 밝히고 있습니다.
*제시문 (다)에 대한 내용은 다음주에 연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