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오픈 인공지능(AI)’은
새로 개발한 글 쓰는 인공지능 시스템 ‘GPT-2’를
고심 끝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기관인 ‘오픈 인공지능(AI)’은 새로 개발한 글 쓰는 인공지능 시스템 ‘GPT-2’를 고심 끝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시스템상의 결함이나 기술의 한계에 부딪혀서가 아니라 ‘글을 너무 잘 써서’가 폐기 사유였다.새로 개발한 글 쓰는 인공지능 시스템 ‘GPT-2’를
고심 끝에 폐기하기로 결정했다.
‘GPT-2’는 80만 개의 인터넷 페이지를 검색하고 15억 개의 단어를 학습했다. 따라서 특정 단어나 문장을 삽입하면 그럴 듯하게 그다음의 이야기를 꾸며 쓸 수 있다. 실제로 ‘존 F. 케네디가 부활해 다시 한번 대통령이 되면 어떤 말을 할까’라는 질문에는 “국민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 미국은 다시 한번 위대한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답할 정도였다. 그러나 이 AI가 ‘핵물질을 실은 기차가 미국 신시내티에서 도난당했으며 기차가 어디에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가짜 뉴스를 작성하였을 때 연구진은 ‘GPT-2’의 위험성을 직시했다. AI가 가짜 뉴스나 편향적인 글을 생산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 사회적 혼란을 초래할 위험성이 짙은 점을 고려해 결국 AI 파기가 결정되었다. 아무리 AI 기술이 발전할지언정 예로부터 창조는 인간의 절대 영역이란 인식이 강했다. 실제 2018 잡코리아의 조사에 따르면 미래에 살아남을 직업 2위, 3위, 5위는 각각 ‘작가’와 ‘영화감독’ ‘화가·조각가’ 등 예술적인 직업이 우세했다. 이번 ‘GPT-2’ 사건은 인간 고유 능력이었던 예술의 영역이 AI에 위협받는 시대가 도래된 것임을 시사한다.
물론 AI는 완전히 새로운 내용을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데이터를 분석 짜깁기한다는 점에서 창조와는 엄연히 다른 개념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 그러나 ‘GPT-2’의 폐기가 결정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미국 전역에서 독자의 반응을 바탕으로 매일 글쓰기를 수정해나가는 AI 앱 ‘래디시’가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AI가 예술의 영역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엔 변함이 없어 보인다. 인간과 AI의 지혜로운 공존은 21세기의 인류에게 던져진 또 하나의 숙제다.
김민지 생글기자(포항동성고 3년) kmj00159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