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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료 싸지만 효율 낮고 충전소 부족해 확산에 한계" 전망도
누구나 액화석유가스(LPG) 차량을 구매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날로 심해지는 미세먼지가 37년 묵은 규제를 폐지시켰다. 한국은 1982년 LPG차가 처음 보급된 이후 세계에서 유일하게 택시 렌터카 관용차 장애인용 등으로만 사용이 허용됐다. 일반 소비자도 몰 수 있게 되면서 한동안 감소 추세였던 LPG차는 확산될 전망이다. 그러나 휘발유차 인기를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LPG차가 연료비는 저렴하지만 효율이 떨어지고 충전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확산되면 LPG차가 밀릴 가능성도 있다."연료 싸지만 효율 낮고 충전소 부족해 확산에 한계" 전망도
연료비 싸지만 연비 떨어져
LPG차는 규제 탓에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였다. 2012년 241만5000대였던 LPG차는 지난해 203만5000대로 6년 사이 40만 대가량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차량이 430만 대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규제가 풀리면서 경제성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중심으로 LPG차가 확산될 전망이다. LPG차의 최대 장점은 저렴한 유류비다. 3월 2주차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1359원, 경유는 1260원이다. LPG는 798원으로 휘발유보다 561원, 경유보다 462원 싸다. 다만 LPG차를 구매한다고 연료 가격 차이만큼 이득을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휘발유, 경유 차량과 비교해 LPG 차량의 연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 기준 휘발유차의 연비는 L당 13.3㎞인 데 비해 LPG 차량은 10.3㎞다. 똑같은 1L로 LPG 차가 3㎞ 덜 간다는 얘기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연비까지 고려하면 휘발유차에 비해 LPG 차량의 유류비가 평균 24% 정도 저렴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족한 LPG 충전소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LPG 규제 완화를 반기면서도 ‘대박’을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규제 완화가 곧장 일반인 수요 급증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주유소에 비해 LPG 충전소가 부족한 것이 LPG 차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로 꼽힌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주유소는 1만1769곳, LPG 충전소는 2030곳이다. 주유소 5곳을 지나야 LPG 충전소 하나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다. 서울에 있는 LPG 충전소는 77곳뿐이다.
LPG차 모델을 생산하는 국내 자동차 업체는 현대·기아자동차와 르노삼성자동차 두 곳이다. 쏘나타와 그랜저, SM5와 같은 세단 모델이 전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전무하다. 르노삼성차가 올해 중형 SUV인 QM6에서 LPG 모델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정확한 출시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충전소가 부족하고 휘발유차에 비해 힘이 부족하다는 인식 때문에 LPG차 일반인 수요가 갑자기 늘어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친환경차가 ‘대세’
장기적으로 친환경차가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면 LPG차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하이브리드카와 전기자동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승용차의 국내 판매량은 12만4979대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26.2% 급증했다. 친환경차 판매량은 지난해 전체 승용차 판매량(152만5150대)의 8.2%를 차지했다. 2015년 2.8%에서 크게 늘었다.
친환경차 종류별로는 하이브리드카(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가 전년보다 10.0% 증가한 9만3094대로 전체 친환경차의 74.5%를 차지했다. 하이브리드카는 휘발유차의 정숙성과 높은 연비를 동시에 잡아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는 평가다. 작년 하이브리드카 베스트셀링 모델은 2만4568대 팔린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차지했다.
전기차는 정부 구매보조금과 세금 감면 확대, 신규 모델 출시 등에 따라 전년보다 110% 늘어난 3만1154대가 팔렸다. 전기차 충전소가 크게 늘어 소비자들의 충전에 대한 걱정이 줄어든 것도 전기차 판매 확대에 도움이 됐다는 분석이다. 수소전기차는 지난해 출시한 현대차 넥쏘와 버스(2대)를 포함해 731대가 팔려 정부 보급 목표 659대를 넘었다.
■NIE 포인트
LPG 차량 구매를 제한하던 규제가 37년 만에 풀렸다. 연료비가 저렴한 LPG 차에 소비자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지만 연료 효율이 낮고 충전소가 적어 일반 소비자가 LPG 차를 타기에는 불편함이 클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LPG 차의 수요 변화를 함께 예측해보자.
박종관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