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노 박사의 시장경제 이야기 (69) 지구는 따뜻해지고 있는가?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되는 것이 안타깝다”고 무심결에 말할 때가 있다. 지구온난화로 생태계가 파괴된다는 말은 과장된 표현이다. 지구 표면 온도와 생태계는 늘 변한다. 변화는 누군가에게는 유리하고 누군가에게는 불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그래서 도태되는 종도 있고 새로운 종도 출현한다.지구온난화는 재앙인가?
미세한 수준의 온도 변화는 패러다임을 바꿀 정도의 근본적인 변화를 초래하지 않는다. 누군가의 환경에 어느 정도 영향을 줄 뿐이다.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기온이 0.74도 상승했다고 한다. 그렇게 큰 변화가 아니며 우리가 적응하고 극복하기에 어려운 수준이 아니다. 하지만 다시 빙하기가 온다면 인류에게는 엄청난 재앙이 될 수도 있다.
기후 변화는 인류의 삶과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다. 1000년 전과 비교해보면 지구는 춥다. 장기간 온도가 하락하다 보니 세상에는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특히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이나 주거 형태가 변했고 심지어 사람들이 따뜻한 지역으로 이동하면서 문명도 바뀌었다.
이런 점에서 기후 변화는 역사를 바꿀 만큼 인류에게 큰 영향력을 갖는다. 예를 든다면 로마제국이 흥한 것도 또 멸망한 것도 온도 변화에 영향을 받았다. 지중해성 기후와 대륙성 기후는 삶의 내용에 상당한 차이를 가져온다. 온난기를 맞아 지중해성 기후가 확대되면서 유럽 대륙은 농산물이 풍족해졌다. 이 시기에 로마는 융성했고 유럽 전역에 군대를 주둔시킬 수 있었다. 반면 5세기에는 날씨가 추워지면서 게르만의 남하가 시작됐고 로마는 재앙을 맞는다.
사람들은 지구가 추워지는 것과 따뜻해지는 것 가운데 어떤 쪽을 선택할까? 지구온난화(溫暖化)가 재앙인가 아니면 지구한랭화(寒冷化)가 재앙인가? 겨울철 혹한기는 어떤 이들을 더 괴롭힐까? 답은 분명하다. 어려운 사람들에게는 추위가 더 무섭다. 과거 오랜 역사에서 사람들은 기온이 하락하는 것을 더 걱정했고 날씨가 따뜻해지는 현상을 축복으로 받아들였다.
한때 온도가 하락하기도
만약 지구의 온도가 계속 올라가 1000년 전 수준, 아니 1만 년 전 수준까지 높아진다면 이것이 인류에게는 재앙일까? 982년 노르웨이 사람인 에리크는 북극지방을 항해하다가 넓은 초록의 평원을 발견한다. 그 섬의 이름을 그린란드(초록섬)라고 지었다. 지금 그린란드는 약 85%가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 섬 전체가 다시 초록의 평원으로 돌아간다면 이것이 재앙일까? 그저 지구상에서 장기간에 걸친 온도 변화가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 결과일 뿐이다.
지구의 온도는 늘 변해왔다. 그 온도변화는 상당 부분 태양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지구온난화 또는 지구한랭화의 주범은 태양인 셈이다. 특히 태양의 흑점 변화는 인류의 삶에 상당한 영향을 줬다. 과거 농경사회에서 날씨는 농사의 수확량과 절대적인 관련성을 갖는다. 일조량에 따라 농산물이 풍작이 될 수도 흉작이 될 수도 있다. 날씨가 좋으면 농사 수확량이 많아지고 이는 실물 경기를 좋게 만든다. 그래서 태양의 흑점 변화와 실물 경기 변동의 관련성을 고려한 경기변동론이 나왔을 정도다. 제조업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날씨와의 연관성이 낮아졌고, 경제학자들은 경기변동에 영향을 주는 다른 요인을 찾아야 했다.
사실 최근 100년의 역사 동안 사람들은 수십 년 간격의 온도 변화를 경험했다. 1910년대부터 30여 년간 상승하던 지구 온도가 194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 장기간 하락했다. 이 온도 하락 추세는 사람들에게 지구한랭화의 공포를 준 시기였다. 다시 1970년대부터 온도 상승 시기가 오면서 사람들은 다시 지구온난화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이다.
지구온난화 논쟁은 과학적인 영역이다. 신념이나 믿음의 대상으로 삼지 말고 합리적인 자세로 기후 변화에 대처해나가는 것이 요구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공포심이 아니라 과학이다.
■기억해주세요
982년 노르웨이 사람인 에리크는 북극지방을 항해하다가 넓은 초록의 평원을 발견한다. 그 섬의 이름을 그린란드(초록섬)라고 지었다. 지금 그린란드는 약 85%가 얼음으로 덮여 있다. 이 섬 전체가 다시 초록의 평원으로 돌아간다면 이것이 재앙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