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포커스
"탈원전 추진으로 원전 신뢰 의구심 커져" 지적도
곳곳에 비상등 켜진
한국의 원자력 수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13조원 규모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사업 파트너로 미국을 고려하고 있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사우디 원전은 한국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수출 사업이다. 칼리드 알팔리 사우디 산업에너지광물부 장관은 최근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프로젝트가 빠른 속도로 진행 중”이라며 “우리는 미국 기술의 도움으로 원전을 건설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사우디 원전 프로젝트는 총 사업비가 최소 120억달러(약 13조원)로 추정된다. 애초 우리 정부는 한국을 포함해 2~3개국만 예비사업자로 선정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사우디가 7월 미국 한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국을 무더기로 선정해 예측이 어렵게 됐다."탈원전 추진으로 원전 신뢰 의구심 커져" 지적도
곳곳에 비상등 켜진
한국의 원자력 수출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파트너로 미국 원해”
정부는 국내 원자력발전 비중을 궁극적으로 ‘제로(0)’로 줄이는 탈(脫)원전 정책을 펴고 있다. 여기엔 원자력발전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하지만 원전 수출은 계속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 위험하다는 원전을 해외에선 ‘안전하고 우수하다’고 홍보하는 것이 이율배반적이란 지적이 나오지만 꿋꿋이 ‘원전 세일즈’를 펼치고 있다. 정부가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해외 원전 사업은 영국과 사우디아라비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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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UAE 원전 사업도 ‘잇단 경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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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은 UAE 바라카 원전의 정비계약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한국형 원전을 설계하고 시공한 만큼 ‘현장’을 가장 잘 알고 있다는 점에서다. 산업부 관계자는 “UAE 측이 장기정비계약을 프랑스나 미국에 맡길 경우 한국형 원자로를 따로 연구해야 하는 만큼 비용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최종적으로 한국을 선택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장담할 수 없다는 우려도 나온다. 작년 6월 한국 정부가 ‘탈원전’을 선언한 뒤 UAE 측은 원전 부품 생태계 유지에 대한 의구심을 수차례 나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탈원전 추진하면서 원전 수출 모순” 지적도
한국 원전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올 3월만 해도 백운규 당시 산업부 장관은 “사우디가 우리 기술에 굉장히 관심이 많아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당시 예비사업자엔 한국을 포함해 2~3개국만 선정될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올 7월 예비사업자에 5개국이 무더기로 선정된 데 이어 이번에 미국이 최우선이라는 사우디 정부 입장까지 나오면서 한국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무색해졌다.
현 정부의 탈원전 정책 선언 이후 한국 원전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진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원전업계 관계자는 “발주 국가로선 탈원전 정책으로 한국 원전산업 기반이 약해져 지속적인 기술, 인력 지원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생각을 당연히 하지 않겠냐”고 지적했다. 정부가 안전에 취약하다는 논리로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다른 나라에는 원전 기술을 수출하는 게 모순이 있다는 얘기다.
■NIE 포인트
한국의 원전기술 수출 사례와 최근 추진하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보자. 세계 주요 국가는 원전에 대해 어떤 입장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탈원전을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원전을 수출하는 데는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토론해보자.
조재길/서민준 한국경제신문 경제부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