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9일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인텔이 선보인 ‘드론 오륜기’였다. 드론 1218대가 일제히 날아올라 올림픽의 상징인 오륜기를 밤하늘에 수놓았다. 인텔 관계자는 “이론적으로 드론 1만 대 이상이 동시에 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5년 전만 해도 드론은 국내에서 적어도 10여 년 뒤에나 찾아올 미래의 상징과도 같았다. 공상과학(SF)영화, 게임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 기술로 여겨졌다. 요즘 하비숍을 찾으면 2만~3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쿼드콥터 드론을 당시에는 국내 대학 연구실에서 앞다퉈 연구했다. 재미있는 사실은 당시에도 해외에선 패럿(프랑스), DJI(중국) 등이 이미 취미용 드론 제품을 300달러 안팎에 팔고 있었다는 점이다. 국내 드론 연구가 다른 나라에 비해 그만큼 뒤처졌다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점을 깨닫고 정부도 드론산업 육성에 뛰어들었다. 단순한 취미나 촬영용이 아니라 산업용 드론에 초점을 맞췄다. 정부는 800대인 공공기관 사용 드론을 2021년까지 4000여 대로 늘리기로 했다.

산림청이 먼저 산불을 감시하는 데 드론을 도입했다. 운용 드론 수를 늘려 사람이 일일이 하는 순찰 시간을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인다는 계획이다. 한국전력은 전선이 설치된 철탑에 굳이 사람이 오르는 일 없이 드론으로 설비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민간 분야에서 드론의 활약은 이미 시작됐다. 드론을 활용한 농약 살포는 미국 대농장만의 일이 아니게 됐다. 국내에서도 농약을 살포하는 데 드론이 쓰인다. 일일이 조종해줘야 하는 취미용 드론과 달리 영역만 설정해두면 드론이 알아서 농약을 뿌려준다. 택배 등에 드론이 활용되면 유통산업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드론이 바꾸고 있는 우리 생활과 한국 및 주요국 동향을 4, 5면에서 알아보자.

이우상 한국경제신문 중소기업부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