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을 배려하려는 작은 아이디어는 이타적 디자인을 낳았고
그 결과, 깡통 라디오나 구드작 봉투(Goedzak bag),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와 같은 놀라운 물건들이 탄생했다.
[생글기자 코너] 공동체를 위한 배려로 마음을 디자인해야
지난 여름내 무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위해서 동 주민센터와 아파트 경로당, 보건소 등을 중심으로 무더위 쉼터가 운영됐다. 또 횡단보도, 교통섬, 버스정류장에는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큼지막한 그늘막도 마련됐다. 누군가 공공을 위해 품었던 따뜻한 배려가 더위에 지친 시민들을 감동시켰다. 이처럼 타인을 배려하려는 마음과 그런 마음을 담은 작은 시도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어 나 혼자만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편안하기를 바라는 생각을 많은 사람에게 전달시키는 것 같다.

디자인은 본래 ‘표시하다’, ‘지시하다’라는 어원을 가진 라틴어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 말이다. 말뜻 그대로는 생활에 필요한 조형품을 목적에 맞게 계획하고 고안하여 미적 감각을 살려내는 것을 뜻하지만 현대 사회에서의 디자인은 제품의 외관이나 기능을 돋보이게 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와 자연을 보호하고, 모든 사람의 행복과 복리를 증진하려는 공공성에 점점 비중을 실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지난여름 우리가 곳곳에서 보았던 무더위 쉼터와 그늘막 등도 모두 이러한 이타적 디자인의 한 예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타인을 배려하려는 작은 아이디어는 이타적 디자인을 낳았고 그 결과, 깡통 라디오나 구드작 봉투(Goedzak bag), 라이프 스트로(Life straw)와 같은 놀라운 물건들이 탄생했다. 이타적 디자인 덕분에 도심 주변의 생활 환경이 개선된 사례도 있다. 브라질의 대표적 슬럼 지역이던 파벨라(favela)의 낡은 건물들에 그려졌던 벽화는 벽화 프로젝트를 통해 후원자를 모으는 효과를 창출했고, 이에 마을 청년들은 페인팅으로 새로운 일자리를 얻을 수 있었다. 그로 인해 지역의 범죄율은 줄어들었고 지역 경제가 살아났으며 쾌적하고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이 만들어졌다. 시대가 변하고 생활이 현대화되더라도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정이나 당신이 잘 지내야 나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공동체 의식은 옅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디자인이 가진 긍정과 소통의 힘을 바탕으로 이제 우리 모두가 작은 것 하나라도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려는 생각을 마음속에 디자인해 보는 것은 어떨까?

김재윤 생글기자(염창중 1년) 2wondergir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