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4차산업혁명과 VR 기술
소프트웨어 기술과 콘텐츠 결합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 만들어내
오락·영화·교육·마케팅 등으로 확산
소프트웨어 기술과 콘텐츠 결합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가상현실 만들어내
오락·영화·교육·마케팅 등으로 확산
![[4차산업혁명 이야기] 가상현실은 무궁한 '체험 영역'으로 변신 중이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9/AA.17737972.1.jpg)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결합
당시에도 VR 기기가 존재했다. 헬멧 형태의 VR 기기(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 HMD)는 무겁고 보이는 화면은 작았으며, 무엇보다 영상이 보이는 범위(시야각)가 40도에 불과했다. 2007년에 게임용으로 나온 HMD는 헤드 트래킹 시스템이 탑재돼 있어 머리를 움직이면 눈앞에 영상이 그에 맞춰 변화했다. 파머는 몇 번의 시도 끝에 90도 시야각을 구현하는 HMD를 제작했지만, 120도 시야각을 갖는 인간의 눈에 사용하기에는 아직 부족했다. 하드웨어 측면의 한계는 소프트웨어로 극복했다. 오늘날 ‘FPSFirst-person shooter’라고 불리는 영역을 개척한 전설의 천재 프로그래머 존 카맥이 파머의 시도를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는 소프트웨어로 시야각 문제를 해결했고, 2013년에는 자신의 창업한 이든소프트웨어를 떠나 오큘러스 VR에 최고기술책임자로 취임했다.
‘하는 영역’에서 ‘체험하는 영역’으로
게임 분야에서 시작된 VR 기술은 게임을 ‘하는 영역’에서 ‘체험하는 영역’으로 바꿔 놓았다. 오늘날 많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이 VR 기술에 주목하고 있는 이유이다. 가장 먼저 VR 기술의 잠재력을 알아본 기업은 페이스북이었다. 페이스북은 창업한 지 1년 남짓한 벤처기업 오큘러스 VR을 2014년 3월에 20억달러에 인수했다. 개발자용 시제품만 존재하고, 매출이 없는 기업인수 비용으로는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페이스북이 주목한 점 역시 ‘체험’이었다. 페이스북을 통한 체험은 텍스트 위주였지만, 점차 사진과 동영상으로 형태가 발전하고, 궁극적으로는 자신의 창조성을 더욱 풍부하게 표현하기 위해 완전한 몰입형 VR로 발전할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페이스북의 오큘러스 VR 인수는 VR 비즈니스에 글로벌 기업들이 주목하는 계기가 됐다. 이후 구글과 삼성,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주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VR 및 증강현실(AR)을 스마트폰에 뒤이을 미래 산업으로 지목하고 선점을 위한 투자와 연구 개발 확대로 경쟁이 가속화되고 있다.
체험형 콘텐츠로 진화
VR 기술을 주목한 것은 게임뿐만이 아니다. 영화산업이 대표적인 분야다. 픽사의 모회사인 월트디즈니 컴퍼니는 구글과 함께 VR판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를 공개했다. 이 영상은 제공되는 장면을 영화 속 캐릭터의 시점으로 전환해 즐길 수 있다. HMD를 통해 다양한 시점을 겹치는 스토리를 체험할 수 있는 것이다. 영화산업이 VR 기술에 주목하는 것 역시 비즈니스 구조가 체험형 중심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 영화산업의 수익 창출 모델은 영화를 통한 캐릭터 판매였다.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스타워즈: 깨어난 포스》 관련 용품 매출은 2015년에 약 30억달러이며 공개 후인 2016년에는 약 50억달러로 추산된다. 영화 《아바타》가 기록한 약 28억달러의 세계 최고의 흥행 수입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영화산업의 경우 막대한 투자금과 불안정한 수입 구조로 인해 영화 자체보다 이러한 부가적인 수익모델이 중요하다. 체험형 콘텐츠는 캐릭터 판매의 영화산업 비즈니스 구조를 체험형 테마파크로 바꾸는 핵심 요인이 되고 있다.
활용성 무궁해지는 V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