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인 포커스] 역대 월드컵 축구공에도 과학이 담겼죠… 이번 공인구엔 공 위치 추적하는 무선칩 들었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01.16913879.1.jpg)
1970년 멕시코 대회서 첫 공인구 사용
![[뉴스 인 포커스] 역대 월드컵 축구공에도 과학이 담겼죠… 이번 공인구엔 공 위치 추적하는 무선칩 들었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6/01.16913878.1.jpg)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월드컵은 축구공이 세계 축구사를 바꿔 놓은 대회로 꼽힌다. 당시 결승에 올랐던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는 경기 전부터 공을 놓고 다툼을 벌였다. 공인구에 대한 개념이 없을 때였다. 두 나라는 서로에게 익숙한 공을 쓰겠다고 주장했다. 결국 국제축구연맹(FIFA)이 중재에 나섰다. 전반에는 아르헨티나 공을, 후반에는 우루과이 공을 사용하기로 했다.
아르헨티나는 자신들의 공을 사용한 전반에 2-1로 앞섰다. 하지만 후반부터 양상이 바뀌었다. 우루과이 공으로 바꾸자 우루과이가 내리 3골을 몰아쳤다. 결국 승리는 4-2 역전 우승을 일궈낸 우루과이의 몫이었다. 축구공이 승부에 상당한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게 당시의 관전평이었다.
이 같은 해프닝은 1970년 멕시코 대회와 함께 사라졌다. FIFA 월드컵 공인구를 제작하는 아디다스는 1963년부터 축구공을 가볍고 탄성 있게 개량했다. 멕시코 대회 때 처음으로 텔스타를 내놓으며 공인구 지정은 물론 제작 독점권까지 손에 넣었다. 텔스타는 ‘TV 속의 별’이란 뜻이다. 당시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TV 생중계를 기념하기 위해 이런 이름이 붙여졌다. 텔스타는 흑백 텔레비전이 상용화됐던 당시 화면 속에서 공인구가 더 잘 보이도록 흑백 컬러만이 사용됐다. 워낙 잘 제작됐다는 평가 속에서 다음 대회인 1974년 서독 월드컵에서도 공인구로 채택됐다.
아디다스, 매회 개량된 공 선보여

1986년 나온 공인구 ‘아스테카(Azteca)’는 탱고 디자인을 유지한 채 인조 가죽을 뒤집어쓴 최초의 축구공으로 관심을 모았다. 1990년 공인구 ‘에트루스코 유니코(Etrusco Unico)’는 내부에 폴리우레탄으로 된 폼(foam)’을 첨부해 탄성과 방수력을 끌어올렸다. 1994년 미국 대회에서 쓰인 ‘퀘스트라(Questra)’는 볼의 표면에 기포강화 플라스틱을 사용해 탄성과 반발력을 높여 출시됐다. 공기 저항을 최소화해 공격적인 축구를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 안에 칩 넣어 속도 위치 추적도 가능
2002년 한·일 월드컵의 공인구는 ‘피버노바(Fevernova)’였다. 1978년 대회 이후 최초로 탱고 디자인에서 벗어난 공인구로 주목을 받았다. 이후 매 대회 디자인의 변화를 거듭하며 눈길을 사로잡았다.
오는 14일 개막해 한 달간 열리는 러시아 월드컵에서 쓰이는 텔스타18은 최초의 공인구인 텔스타에서 영감을 얻어 완성됐다. 2014년 브라질 대회 때의 공인구 브라주카(Brazuca)의 기본 골격이 되는 틀을 살렸고 새 기술력을 도입해 성능을 극대화했다. 아디다스는 텔스타18을 총 6개의 다각형 패널로 구성했다. 안에는 NFC(근접무선통신) 칩을 넣어 공의 속도와 위치를 추적하게 했다. 이번 대회부터는 공이 골대나 파울 라인을 넘어섰는지를 놓고 논쟁을 벌일 필요가 없게 됐다.
조희찬 한국경제신문 레저스포츠부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