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는 충전시간 길고 주행거리 짧아, 수소차는 비싸고 충전소 적어
“현대자동차의 수소자동차 넥쏘를 사겠다는 사람이 1200명을 넘어섰다.” “현대차 코나EV(전기차)를 사려고 예약한 사람이 1만8000명 이상이지만 이들 중 6000명은 내년에야 살 수 있다.”

친환경 자동차와 관련한 뉴스가 쏟아지고 있다. 넥쏘나 코나EV를 두고 ‘친환경차’라고 하는데, 대체 친환경차는 무엇일까. 넥쏘와 코나EV의 기술적인 차이는 뭘까.
[Cover Story-헷갈리는 친환경차 기준] 차세대 친환경차 대세는 전기차·수소차...
친환경차, 대체 뭐야?

친환경차는 휘발유나 경유를 넣지 않거나 적게 넣는 차를 말한다. 배출가스가 적게 나온다는 의미다. 크게 하이브리드카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전기자동차, 수소연료전기차(수소차) 등 네 가지로 나뉜다. 이 중 하이브리드카와 PHEV는 과도기적인 친환경차다. 휘발유나 경유를 넣지만 전기모터를 보조적으로 활용해 연비를 높이는 방식이다.

휘발유나 경유를 전혀 넣을 필요가 없는 친환경차도 있다. 바로 전기차와 수소차다. 둘의 차이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다. 전기로 움직이는 차와 수소로 움직이는 차다. 하지만 이 설명은 절반만 맞다. 전기차는 전기를, 수소차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수소연료전기차’란 이름이 말해주듯 수소차 역시 결국 전기로 움직이는 차이기 때문이다. 수소를 차량 내 탱크에 충전한 뒤 이 수소와 공기 중에 떠다니는 산소를 연료전지에 보내 화학반응을 일으켜 전기를 생산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전기가 모터를 돌리고, 차량을 움직인다. 반면 전기차는 전기를 직접 충전하고, 차량 내 2차전지(충전지)에 저장시켰다가 차량을 움직이는 데 쓴다. 전기를 충전해 전기로 움직이는 차를 전기차, 수소를 충전해 차 내부에서 전기를 만들어 전기로 움직이는 차를 수소차라고 보면 된다.
[Cover Story-헷갈리는 친환경차 기준] 차세대 친환경차 대세는 전기차·수소차...
궁극의 친환경차는? 수소차!

과도기를 지나면 어떤 친환경차가 ‘대세’가 될까. 전기차일까 아니면 수소차일까. 전문가들의 의견도 엇갈린다. 전기차와 수소차의 장·단점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이다.

수소차의 장점에는 짧은 충전시간, 긴 주행거리, 공기정화 기능 등이 있다. 수소차의 충전시간은 5분 안팎이다. 한 번 충전으로 600㎞(현대차 넥쏘 기준) 이상 달릴 수 있다. 주행성능은 기존 휘발유 및 경유 차량과 비슷하다. 전기차, 하이브리드카 등 다른 친환경차의 경우 주행성능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평가가 많다. 다른 에너지원 없이 수소와 산소를 반응시켜 전기를 만든다는 점에서 수소차야말로 ‘궁극의 친환경차’라는 평가도 나온다. 유해가스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전기차도 마찬가지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지만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발전소나 화력발전소 등을 가동해야 한다. 일각에서 “전기차는 친환경차가 아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게다가 수소차는 장착된 공기청정 기술로 초미세먼지를 제거해 ‘달리는 공기청정기’라는 얘기도 듣고 있다.

단점은 비싼 가격과 부족한 충전소다. 넥쏘 가격만 해도 대당 6890만~7220만원이다. 동급 차량의 두 배 이상이다. 수소차에는 백금이 필요한데, 백금은 한때 ㎏당 1억원이 넘을 정도로 비싼 재료다. 최근 들어서야 수소차 한 대를 생산하는 데 필요한 백금의 양이 줄고 있다. 기술력의 진보 덕분이다.

전국에 깔린 수소충전소가 14곳에 불과한 것도 단점이다. 그나마 9곳이 연구용이라 일반인은 사용할 수 없다. 서울만 봐도 상암과 양재 2곳에 충전소가 있는데, 모두 연구용이다.

“전기차는 발전소 전기 필요해 한계” 지적도

전기차의 장점은 대중성이다. 한국에서만 연간 1만 대 이상의 전기차가 팔리고 있다. 충전소도 많다. 가격 역시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차에 배터리만 얹으면 되기 때문에 수소차만큼 고급 기술이 필요하지도 않다. 엔진이 필요없기 때문에 기존 휘발유 및 경유 차량보다 만들기가 더 쉽다는 얘기도 있다. 자동차를 제조해본 경험이 없는 미국 테슬라가 전기차를 뚝딱 만들어내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중국의 신생 자동차 제조사들 역시 전기차를 생산하고 있다.

단점은 긴 충전시간과 짧은 주행거리다. 급속 충전을 하더라도 20~30분이 걸린다. 가정에서 완속 충전기를 사용하면 4시간 이상 필요하다. 주행거리는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지만 여전히 수소차보다는 짧다.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선 결국 발전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실제 친환경차로 볼 수 있는지도 논란거리다.

미래 전망은 엇갈린다. 일부에선 “시간이 걸릴 뿐 결국 수소차 시대가 올 것”이라고 보지만,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수소차 시대는 오지 않는다”고 잘라 말하기도 했다. 관건은 수소차 가격이 얼마까지 떨어질 것이냐, 또 수소충전소가 어느 정도 확대될 것이냐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도병욱 한국경제신문 산업부 기자 dodo@hankyung.com

■ NIE 포인트

전기차와 수소차의 원리와 장단점을 토론해보자. 정부가 친환경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주는 것이 타당한지 여부도 생각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