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노자의 범신론은 "모든 것이 신이며 신은 곧 자연"
그에겐 예속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는 게 자유였죠
그에겐 예속에서 벗어나 자연과 하나 되는 게 자유였죠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29) 스피노자의 범신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AA.15914743.1.jpg)
범신론 주장···유대사회에서 파문당해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29) 스피노자의 범신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01.15931062.1.jpg)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뜻은?
스피노자는 “내일 비록 세계의 종말이 온다 할지라도 나는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을 한 것으로 유명하다. 이 말은 일반적으로 아무리 절망적인 상황이 오더라도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놓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이 명언의 일반적 의미의 이면에는 스피노자 철학의 주요 개념인 ‘자유’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다시 말하면 그 명언은 종말이라는 부정적인 상황에서 오는 공포와 불안감에 매이기보다는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는 것으로 자신의 ‘자유’를 찾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스피노자가 말하는 ‘자유’라는 말은 우리의 상식을 벗어난다. 우리는 흔히 자유를 필연성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필연성으로부터 벗어나서 자신의 의지에 의해 행동할 때 자유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스피노자에 의하면 이러한 생각은 착각이다. 예컨대 우리가 물을 마실 때 우리는 나의 자유 의지로 물을 먹고 싶어서 먹는다고 생각하지만, 스피노자가 보기에 그런 생각은 착각이다. 즉 우리의 육체가 수분이 부족하게 되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필연적으로 물을 마시는 것인데, 우리는 우리가 자유롭게 선택하고 행위한다라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스피노자의 자유를 이해하기 위해 이제까지 알고 있던 자유를 넘어서야 한다. 이를 위해 그의 결정론적 관점을 살펴보자. “자연 가운데에는 하나도 우연적인 것은 존재하지 않으며, 모든 것은 일정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작용하도록 신의 본성의 필연성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 사물은 현재 존재하고 있는 것과는 다른 어떤 방식이나 질서에 의해 신으로부터 존재할 수 없었다.”
자연과 하나돼야 평화
![[김홍일쌤의 서양철학 여행] (29) 스피노자의 범신론](https://img.hankyung.com/photo/201802/01.14595040.1.jpg)
스피노자는 “자연에 대해 의지가 전적으로 굴복하는 것이 가장 완전한 형태의 자유”라고 말한다. 누군가에게의 복종은 자유와 전적으로 모순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신에게, 그리고 신의 다른 모습인 자연에게의 복종은 완전한 자유이다. 신에 대한 그리고 신의 다른 모습인 자연에 대한 복종은 하나의 대상이 되는 것이 아니다. 역설적으로 복종함으로써 주체가 된다.
이러한 스피노자의 철학을 토대로 스피노자의 명언을 다시 해석해보면 그에게 지구의 종말이 온다는 것은 자연의 필연적 법칙이다. 이어서 나오는 ‘나는 한 그루의 나무를 심겠다’라는 말은 필연적 자연을 인식하고 자연과 하나가 됨으로써 마음의 평화를 유지시키겠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
◆생각해 봅시다
그는 법칙이나 관습에 얽매이는 것을 싫어했다. 그는 모든 예속 을 부정적으로 보고 그것으로부 터 벗어나 자유롭고자 했다. 그 는 유대인 전통의 인격신을 부정 해 파문됐다. 철학의 길이란 무 엇일까?
김홍일 < 서울국제고 교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