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글기자 코너] 아직 풀어야 될 숙제, 제주 4.3 사건
얼마 전 제주도의회 4·3 특별위원회는 19세 이상의 제주도민 809명을 대상으로 한 ‘제주 4·3에 대한 인식 및 해결과제에 대한 도민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설문조사에서 제주도민들은 4·3 사건 해결에 대한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노력에 대해서 부정적 평가가 33.7%로 긍정적인 평가 19.2%보다 높았고, 특히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될 과제에 대해 4·3 사건 당시 행방불명된 사람에 대한 진상조사와 희생자 암매장 추정지에 대한 추가 발굴을 1, 2순위로 꼽았다.

4·3 사건은 해방 후 남한 단독정부 수립을 반대하는 좌익과 그것을 막으려는 우익의 충돌로 무고한 제주 양민이 학살된 사건이라고 많이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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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역사적 사건은 한순간에 우발적으로 일어나지 않는 법이다. 광복 직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제주 역시 친일파가 정리되지 못하고 지역 치안을 맡으면서 양민과의 충돌이 계속 일어났다. 그러던 중 1947년 제주 북초등학교에서 있었던 3·1절 기념식에서 기마경관의 말에 어린아이가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고 군중들이 경찰서에 가서 항의하자 경찰이 총을 발포해 6명이 사망하고, 6명이 중상을 입는 사건이 있었다.

그동안 미 군정을 등에 업고 친일 경찰이 무력으로 양민을 탄압하고 폭행하다 이 일이 큰 계기가 돼 4·3 사건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 과정에서 6·25전쟁 다음으로 많은 3만 여명의 무고한 희생자가 발생했는데도 제주 도민 외에 4·3 사건에 대해 제대로 아는 사람이 드물다는 것은 우리 역사교육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다.

내년이면 4·3 사건이 일어난 지 70년이 된다. 그동안 행방불명된 사람에 대한 진상조사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건 역사 청산에 대한 노력이 얼마나 부족했는 지 보여주는 증거다. 4·3 사건 희생자 유족들이 원하는 건 기념 공원을 짓고 비석을 세우는 일이 아닐 것이다. 4·3 사건에 대한 해결은 제주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가 나서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요즘 적폐청산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은폐된 역사를 널리 알리고 바로 잡는 것이야말로 꼭 필요한 적폐청산의 한 과정이 아닐까?

손효정 생글기자(제주브랭섬홀아시아 10학년) sonhyojung01932@branksome.as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