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경제는 나쁘지 않다
NIE 포인트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친구들과 토론해보자.
경제의 호전 요인과 불안 요인을 정리해보자.
경제 지표는 다소 엇갈리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우려만큼 나쁘지는 않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버팀목인 수출이 3개월 연속 증가하면서 경기 회복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기업 실적도 예상보다는 좋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론 소비심리가 여전히 위축되고,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수출에 부담을 줄 수 있어 ‘경기 낙관론’은 성급하다는 지적도 나온다.NIE 포인트
우리나라 경제가 지금 어떤 상황인지 친구들과 토론해보자.
경제의 호전 요인과 불안 요인을 정리해보자.
수출 3개월 연속 증가
우리나라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GDP 대비)은 40% 안팎이다. 수출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지표다. 수출로 본 우리나라 경제는 회복세가 완연하다. 지난해 9, 10월 연속으로 감소(전년 동기 대비)한 수출은 11월 이후 3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올 1월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11.2% 증가, 2013년 1월(10.9%)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늘어났다. 이 같은 증가율은 201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지역별로는 중국으로의 수출이 13.5% 늘어 3년5개월 만에 두
자릿수 증가했다. 반면 미국으로의 수출은 1.8% 줄었다.
수출 증가는 반도체가 주도했다. 1월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64억1000만달러로 월간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사물인터넷 등의 영향으로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한다. 가격 역시 상승세다. 반도체산업 호황이 수출과 투자를 이끌고 궁극적으로 경기의 선순환을 유도할 거라는 기대도 있다. 국제 유가 상승으로 채산성이 좋아진 석유화학 제품도 34.9% 증가하며 수출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
영업이익 1조원 넘는 기업 사상 최다
지난해 기업실적 역시 당초 전망보다 양호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주요 상장회사 280여개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4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영업이익이 1조원이 넘는 기업도 역대 최다인 37곳에 달했다. 지난해에는 네이버, 아모레퍼시픽그룹, 현대건설, 효성이 창사 이래 처음 1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산업별로는 반도체 호황과 국제 유가 상승으로 정보기술(IT) 업종과 정유·화학 업종의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기업들의 실적 호전은 이른바 ‘불황형 흑자’나 단순히 비용절감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우리나라 기업이 기초체력(펀더멘털)을 키우면서 국제 경
쟁력이 크게 높아졌다는 것이다. 중국·일본과의 경쟁 심화, 정치적 불안 등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기업들이 선방한 것은 기업 체질이 예전보다 튼튼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소비 위축 등은 우려
수출기업들의 실적 개선 등에 힘입은 ‘경제 낙관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2015년 이후 2년 연속 마이너스였던 순수출 성장 기여도가 올해 플러스로 돌아서고 설비투자가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을 이끌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광공업생산은 예상을 웃도는 4.3%(전년 동월 대비) 증가하면서 이 같은 낙관론을 뒷받침하고 있다. 나중혁 KB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대외 수요 회복으로 제조업 상황이 좋아지고 있고, 기계류 등 기업들의 설비투자도 반등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낙관은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많다. 무엇보다 국내 소비 위축이 경기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소비심리를 대표는 소매판매 증가율은 지난해 8월 6.1%(전년 동기 대비)에서 12월에
는 1.6%(통계청 추정치)로 낮아졌다. 반도체 업종 호황에도 불구하고 12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3.0%로 전월(73.8%)보다 낮아졌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소비자물가가 장기간의 낮은 상승폭에서 벗어났으나 이는 수요 회복보다 공급 요인에 주로 기인한다”고 진단했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