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상반기 중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옅어지고 있다.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4월 고용 동향이 Fed 내 매파(금리인상론자) 세력의 입지를 약화시킬 것이라는 관측이다. Fed는 다양한 경제 변수를 고려해 금리 인상이나 인하 여부를 결정하지만 그중 가장 영향력이 큰 것이 바로 고용지표다. 4월 고용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자 월가 대형 투자은행(IB)도 종전의 6월 금리 인상 전망에서 한 발 물러섰다. 일부에서는 올 연말까지 금리를 동결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의 금리 변동은 세계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투자자들이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도 미국의 금리 변동이다. 미국의 일자리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미국의 경기 상승 사이클이 마무리 단계에 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4월 신규 일자리 예상 크게 밑돌아
지난 8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비농업부문의 신규 일자리 증가 수는 시장 예상치인 20만2000개에 못 미치는 16만개로 지난해 9월(14만9000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고용시장 성장세를 판단하는 기준선 20만개를 넘지 못했다.
이 같은 4월의 부진 탓에 올 들어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는 19만2000개에 그쳤다. 지난해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 22만9000개를 밑돈다. 지난해 4분기에만 월평균 28만2000개 늘어나면서 Fed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는 1월 16만8000개로 줄었다가 2월과 3월 각각 20만개를 넘어선 뒤 4월에 다시 감소한 것이다.
4월 일자리는 민간부문에서 17만1000개 증가한 반면 공공부문에선 1만1000개 줄었다. 전문직과 교육·보건 등 서비스업종(11만9000개)이 고용 증가세를 주도했다. 광업·벌목업과 소매업 일자리는 각각 8000개와 3000개 감소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5.0%를 유지했으나 경제활동 참가율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62.8%)으로 떨어진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증가세 둔화는 경기 상승세가 꺾여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난 1분기 0.5%(연율 기준)에 그친 경제 성장이 일자리 증가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형 투자은행, 상반기 인상 전망 ‘全無’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4월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 시점을 6월에서 9월로 각각 늦췄다. 골드만삭스는 연내 인상 횟수도 3회에서 2회로, BoA는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이로써 상반기 내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월가 내 대형 투자은행은 한 군데도 없다. 모건스탠리는 아예 올해 금리 인상이 오는 12월 단 한 번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BNP파리바는 올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엘렌 제트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미국 경기로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고용시장 둔화는 경기 상승 사이클이 말기에 있다는 신호”라며 “부진한 고용지표는 Fed가 ‘6월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할 명분을 만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한 자산운용사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부진한 고용지표 때문에 Fed가 6월 인상에 불을 지피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가 6월 금리 인상 불가론으로 쏠리자 매파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나섰다. 그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Fed 전문가들도 다음달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5월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상반기 인상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서 치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
4월 신규 일자리 예상 크게 밑돌아
지난 8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내 비농업부문의 신규 일자리 증가 수는 시장 예상치인 20만2000개에 못 미치는 16만개로 지난해 9월(14만9000개)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미국 고용시장 성장세를 판단하는 기준선 20만개를 넘지 못했다.
이 같은 4월의 부진 탓에 올 들어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는 19만2000개에 그쳤다. 지난해 월평균 일자리 증가 수 22만9000개를 밑돈다. 지난해 4분기에만 월평균 28만2000개 늘어나면서 Fed는 12월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올해는 1월 16만8000개로 줄었다가 2월과 3월 각각 20만개를 넘어선 뒤 4월에 다시 감소한 것이다.
4월 일자리는 민간부문에서 17만1000개 증가한 반면 공공부문에선 1만1000개 줄었다. 전문직과 교육·보건 등 서비스업종(11만9000개)이 고용 증가세를 주도했다. 광업·벌목업과 소매업 일자리는 각각 8000개와 3000개 감소했다.
실업률은 완전고용 수준인 5.0%를 유지했으나 경제활동 참가율이 7개월 만에 최저 수준(62.8%)으로 떨어진 데 힘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일자리 증가세 둔화는 경기 상승세가 꺾여 후퇴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지난 1분기 0.5%(연율 기준)에 그친 경제 성장이 일자리 증가에도 악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대형 투자은행, 상반기 인상 전망 ‘全無’
골드만삭스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지난 6일 4월 고용동향이 발표된 직후 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예상 시점을 6월에서 9월로 각각 늦췄다. 골드만삭스는 연내 인상 횟수도 3회에서 2회로, BoA는 2회에서 1회로 줄였다. 이로써 상반기 내 금리 인상을 전망하는 월가 내 대형 투자은행은 한 군데도 없다. 모건스탠리는 아예 올해 금리 인상이 오는 12월 단 한 번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고, BNP파리바는 올해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엘렌 제트너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부진한 미국 경기로 11월 대통령 선거 이전에 금리 인상은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은 “고용시장 둔화는 경기 상승 사이클이 말기에 있다는 신호”라며 “부진한 고용지표는 Fed가 ‘6월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할 명분을 만들어줬다”고 보도했다. 월가의 한 자산운용사 수석이코노미스트도 “부진한 고용지표 때문에 Fed가 6월 인상에 불을 지피기는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시장 분위기가 6월 금리 인상 불가론으로 쏠리자 매파인 윌리엄 더들리 뉴욕연방은행 총재가 나섰다. 그는 “올해 두 차례 금리 인상을 예상하는 것은 여전히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Fed 전문가들도 다음달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전에 5월 고용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며 상반기 인상 가능성을 테이블 위에서 치우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전했다.
뉴욕=이심기 특파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