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야기를 써보거라"…엄마의 한마디
세계적 작가 된 스티븐 킹의 소설같은 삶
삶과 창작론이 함께 들어있는 책세계적 작가 된 스티븐 킹의 소설같은 삶
‘문학여행’을 함께하는 독자 중에는 창작을 꿈꾸는 이가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작가를 꿈꾸는 이들을 위해 소개하는 책이다. 대개의 소설은 작가의 자전적 스토리가 투영되어 있다. 작가의 삶과 함께 창작법이 담겨 있는 책이 있다면? 작가가 되고픈 이들에게 그보다 좋을 수는 없을 듯하다.
《유혹하는 글쓰기》에는 스티븐 킹의 자전적인 얘기와 창작론, 즐겨 읽는 책 목록까지 들어 있다. 많은 작가가 미국 소설가 스티븐 킹의 영향을 받았는데 특히 《내 인생의 스프링 캠프》를 쓴 정유정 작가는 “습작 시절 내 취미는 스티븐 킹의 책을 찾아 헌책방을 순례하는 것이었다”며 스티븐 킹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음을 피력한 바 있다.
스티븐 킹의 작품은 《쇼생크 탈출》 《미저리》 《돌로레스 클레이본》 같은 영화로 만들어져 세계인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1997년 20년 동안 전속했던 출판사에서 다른 출판사로 옮길 때 작품 세 편의 선인세로 600만달러(한화 약 60억원)를 받은 초특급 작가다.
세계적인 소설가 스티븐 킹의 탄생은 홀어머니의 격려에서 비롯됐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귓병이 나서 아홉 달 동안이나 침대에서 지낸 스티븐 킹은 결국 이듬해 재입학해야 했다. 병석에 있는 동안 대충 6t쯤 되는 만화책을 읽어 머릿속이 온통 이야기 바다였던 스티븐 킹은 모방작 한 편을 만들어 어머니에게 보여주었다. 어머니는 “기왕이면 네 얘기를 써보라”고 격려해줬고 스티븐 킹은 곧바로 네 편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그러자 어머니는 잘 썼다며 한 편에 25센트씩 계산해 1달러를 책값으로 지불했다.
고교 때 교사 이야기를 주제로 써
자신의 이야기로 남을 즐겁게 하고 돈까지 벌 수 있다는 사실에 고무된 스티븐 킹은 그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열네 살 때는 자신이 만든 소설을 편집하여 학교에서 친구들에게 팔다가 교무실로 불려가 야단맞았고, 형과 함께 만든 신문에 자신의 소설을 연재하기도 했다. 고등학교 때는 교사들을 희화화한 글을 써서 친구들에게 돌렸다가 교사들의 공분을 샀다. 하지만 재능을 높이 산 교사들은 스티븐 킹을 주간신문에 기자로 취직시켜 주었고, 그곳에서 그는 체계적인 글쓰기를 배우게 되었다.
스티븐 킹은 열세 살 때 처음으로 자신의 소설을 잡지에 투고했다. 보기 좋게 퇴짜 맞았지만 끊임없이 투고했고, 1년 후에 잡지사와 출판사로부터 받은 거절 쪽지를 꽂은 못이 무게를 감당할 수 없을 지경까지 되었다. 대학교 마지막 학기 때까지 세 편의 단편소설로 고작 265달러를 벌었지만 그는 결코 지치지 않았다.
스티븐 킹이 유명작가로 된 것은 아내 태비 덕분이다. 둘은 교사발령을 받지 못해 세탁소와 도넛 가게에서 일하며 두 아이를 힘겹게 키웠다. 태비는 킹을 깊이 사랑하며 늘 격려하는 문학적 동지였다. 스티븐 킹은 구더기가 끓는 세탁물을 세탁기에 집어넣는 일을 할 때도 세탁실에 작은 책상을 마련해놓고 글을 썼을 정도로 성실하고 집념이 강했다. 27세 때 태비의 격려 아래 쓴 장편소설 《캐리》가 인정받으면서 그는 일약 유명 작가가 됐다. 존 그리샴을 발굴해낸 예리한 기획자 빌 톰슨의 눈에 띄어 계속 승승장구했다. 잠시 알코올 중독에 마약에 손대기도 했으나 아내의 헌신적인 도움과 창작에 대한 집념으로 중독을 이겨냈다.
재능을 갈고닦아야 한다
1999년 6월, 52세의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를 집필하고 있었다. 첫 손자까지 태어나 특별히 행복했던 그 시절, 동네에서 산책을 하다 부주의한 운전사로 인해 심각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다섯 번의 수술 끝에 3주 만에 퇴원한 그는 목발을 짚고 재활훈련을 했다. 다시 한 달 후 넓적다리에 박혀 있는 샨즈 핀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그는 사고가 난 5주 후부터 글쓰기를 다시 시작했다. 골반이 으스러져 오래 앉아 있기가 불가능했지만 하루에 100알쯤 되는 약을 삼키며 악착같이 글을 썼다. 기어코 완성한 《유혹하는 글쓰기》의 한국판이 2002년에 출간되었다. 스티븐 킹은 아내의 사랑과 창작에 대한 열정이 자신을 다시 설 수 있게 해주었다고 이 책에서 말한다.
스티븐 킹은 창작론에서 ‘작가의 자질은 타고나는 것’이라고 전제한다. “특별한 자질을 말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수많은 사람이 적어도 조금씩은 문필가나 소설가의 재능을 갖고 있으며, 그 재능은 더욱 갈고닦아 얼마든지 발전시킬 수 있다고 나는 믿는다”고 썼다.
《유혹하는 글쓰기》를 읽으면 멋진 작가가 되고 성실한 생활인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충만해질 것이다. 스티븐 킹에 유혹당해 당신도 창작에 도전하게 될지 모른다. 모쪼록 이 책에서 ‘성실’이라는 씨앗을 분양받아 당신의 삶에 깊이 심기 바란다.
이근미 소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