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일러스트 = 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
2016년 경제 전망이 어둡다. 전망이 좋았던 적은 물론 없었다. 늘 “먹고 살기가 힘들다”였고, “내년이라고 달라지겠느냐”였다. 돌이켜 보면 2015년을 시작할 때도 그랬다. 아마도 그 이전 역시 그랬을 것이다. 이전의 이전도. 필름을 계속 뒤로 돌리다 보면, 모순을 발견한다. 정말로 그 옛날보다 살기가 어려워진 것일까? 30년 전보다, 40년 전보다, 50년 전보다 지금 우리는 못 사는가? 대답은 쉽게 구해진다. “아니다.” 훨씬 잘 산다. 질병은 극복됐고, 평균수명은 길어졌다. 삼시세끼를 굶는 절대빈곤도 없다. 밥만 먹고 사냐지만 문화수준도 그 어느 때보다 높다. 인간의 인지부조화는 늘 “오늘이 가장 힘들다”에 머문다.

내년이 정말 힘든 한 해가 될까? 징후는 그 어느때보다 좋지 않다. 올해를 돌아보자. 경제성장률이 2.6%에 그쳤다. 글로벌 평균보다 낮다. 수출 경쟁력도 급격하게 떨어졌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휴대폰 등 수출비중이 높은 산업이 경쟁국인 중국, 일본, 인도 등에 밀리고 있다. 가격에만 밀린다는 중국에 기술력마저 따라잡혔다. 이젠 가격면에서 일본에 밀리는 ‘샌드백’신세다. 그 결과 수출과 수입을 합한 무역액이 1조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고용 사정도 좋지 않다. 청년실업이 8%를 넘어 취업절벽이 기정사실화 됐다.

글로벌 경제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내년 세계 경제가 3.6% 성장할 것이란 예상(IMF)도 있다. 이럴 경우 한국은 3% 성장이 가능하다. 하지만 3.6% 성장은 장밋빛 예측에 가깝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2%대로 낮춰 잡은 이유다. 중국 변수도 위협적이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25% 가량을 차지하는 나라다. 예측대로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5~6%대로 주저앉으면 한국은 큰 타격을 받는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와 유가 하락이라는 변수도 걱정이다. 오정근 건국대 교수는 “중국 성장률 하락, 미국 금리인상, 유가하락이라는 삼각파도가 밀려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국내 여건도 안 좋다. 위기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취해야 할 경제정책이 국회에서 잠자고 있다. 경제활성화법인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과 기업활력제고 특별법(원샷법)은 논의도 되지 않았다. 임금피크제법 등 노동개혁 5대 개혁법 역시 아예 빠졌다. 2016년 전망이 어둡다지만 길은 있다. 네덜란드와 싱가포르가 롤모델이다. 두 나라는 ‘규제없애기’로 매년 5% 성장을 보인다. 세계경제가 어려워도 그렇다. 실업 걱정도 없다. ‘규제 제로’인 나라에 외국기업이 몰려드는 것은 당연지사다. 한국은 반대로 간다. 생글생글이 2015년 한해 동안 어떤 내용을 실었는지를 4면에서 정리했다. 5면엔 2016년 전망을 실었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