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무점포 은행' 카카오은행·K뱅크 등장…금융산업 판이 바뀐다
정보통신업계의 '거물' 카카오와 KT가 은행시장에 진출한다. 카카오은행과 K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예비인가를 받았다.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의 신규 은행 인가로, 내년 6월 이전에는 점포 없이 영업하는 인터넷 은행 시대가 국내에서도 본격 열릴 예정이다. 인터넷 은행 시대가 도래하면 소비자들은 은행 지점에 가지 않고 온라인으로 예금이나 대출 등 모든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 기존 은행 고객들은 계좌 계설 등을 위해 은행을 방문해야 했지만, 화상 통화 등으로 본인 확인을 받고 계좌를 열 수 있다. 또 인터넷 은행은 은행 지점의 인건비와 지점운용비 등을 줄여 예금 금리는 높이고 대출 금리를 낮출 수 있어 고객들의 혜택이 커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새로운 경쟁에 직면하게 됐다. 금융당국은 대부분 오후 4시면 문을 닫는 은행의 영업 관행에서부터 점차 변화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3년 만의 신규 은행 출현

29일 금융위원회로부터 은행업 예비인가를 받은 K뱅크와 카카오은행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다양한 핀테크(금융+기술)를 앞세워 경쟁의 흐름을 바꿔놓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금리와 수수료 등의 가격 파괴는 그 첫 단추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지금까지 은행들은 정부가 금리 등 가격의 큰 골격을 발표하면 은행연합회를 매개로 가이드라인을 세우고 이를 따르는 방식으로 편하게 영업해왔다. 주택담보대출 등의 금리건 해외송금 수수료건 은행 간 차이가 거의 없는 이유다.

그러나 저비용으로 무장한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으로 이 같은 관행에 제동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당장 K뱅크는 해외 송금 수수료를 10분의 1로 줄이겠다고 했다. 기존 은행을 이용해 100달러를 송금하면 12달러를 수수료로 내야 하지만 인터넷전문은행에선 1달러가량에 송금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카카오은행은 결제대행사를 중간에 세우지 않는 결제 방식을 채택, 카드 수수료를 대폭 내리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새로운 경쟁의 축은 플랫폼

유비쿼터스(ubiquitous·언제 어디에나 있는) 금융 서비스도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이 가져올 변화 중 하나다. 언제 어디서나 은행을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K뱅크는 전국 GS25 편의점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활용해 대출, 펀드 가입 등 모든 금융업무를 24시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만 해도 ‘카카오 금융비서’ 등 3800만 회원이 모여 있는 공간에 금융을 접목하는 것을 대표 상품으로 내세웠다. 인터넷전문은행들은 이처럼 차별화한 서비스를 내놓는 방식으로 새로운 고객 수요를 이끌어내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기존 은행들은 수성을 위한 작업에 들어갔다. 신한은행은 비대면(非對面)으로 통장 개설 등이 가능한 무인점포를 선보였다. 우리은행은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에 ‘톡(talk)’ 기능을 넣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일규 한국경제신문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