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지난 12일 끝났다. 수험생들은 큰 산 하나를 넘었다.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수능 후 수시와 정시다. 바로 준비해야 할 것은 수시 논술. 수능에 초점을 맞추느라 논술 준비를 충분히 못 하기는 모두 마찬가지다. 수능 최저등급을 맞춘 응시자는 이제부터 논술준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이번 논술전형에선 역전현상이 그 어느 해보다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는 ‘논술 출제 범위는 교과 범위 내여야 한다’는 교육부의 가이드 라인이 두 번째 적용되는 해다. 예년 논술 전형의 경우 제시문의 난이도와 출제 범위가 대학원 논술 수준에 버금간다는 지적이 많았다.

논술에서 역전이 가능해졌다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대학에 따라 논술과 학생부 교과 성적 등을 반영하긴 하지만 교과반영 비율은 매우 낮다. 고려대는 내신 1등급과 5등급의 반영점수 차이가 1.2점이다. 이 정도의 차이는 논술에서 쉽게 뒤집을 수 있는 점수다. 고려대 논술은 논술 자체가 당락을 가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앙대는 이보다 더 작은 0.8점이다. 인하대는 2점이다. 자연계는 무조건 수학을 치는데, 각 대학의 입학처가 공개한 논술가이드를 꼭 찾아보는 것이 좋다.

논술은 제시문 자체가 나와 있기 때문에 출제자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정해진 글자 수 내 쓰도록 돼 있어 출제자의 의도파악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800~1000자를 쓰는 문제의 경우, 문제핵심을 빗겨가면 안된다. 분량은 출제자가 이 정도면 충분히 쓸 수 있다고 판단해서 정하는 만큼, 쓸데없이 중후장대하게 쓸 필요가 없다. 상대적으로 긴 분량을 요구하는 문제는 최선을 다하되 뒷문제를 쓸 수 없을 정도로 시간을 소비하면 안된다.

첫 문장은 매우 중요하다. 첫 문장에선 주어와 술어, 목적어를 분명히 나타내야 채점자에게 좋은 인상을 줄 수 있다. 첫 문장은 전체 글을 끌고 가는 방향타다. 첫 문장을 깔끔하고 명료하게 쓰면 다음 문장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한 문장에 한 개의 주어를 쓰면 이 문제는 해결된다.

‘그래서, 그리하여, 어쩌면, 그러나, 그리고, 그런데’ 같은 부사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인터넷상에서 쓴 줄임말이나 사투리도 주의해야 한다. 글씨를 가능한 한 반듯하고 크게 써야 한다.

논술은 국내외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과 책, 교과를 연결해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 생글생글 홈페이지(sgsg.hankyung.com) 커버스토리를 훑어보기를 권한다. 면접 준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4, 5면에서 예상 시사문제와 면접 준비요령, 대학별 수시일정을 알아보자.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