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시대…한국은 뒤처지는가

[생글기자 코너] 빅데이터 시대…한국은 뒤처지는가 등
우리는 정보의 홍수, 곧 데이터의 범람 속에서 살아간다. 트위터에서는 매일 1억1000만개가 넘는 게시글이 발신되고 있고, 신용카드를 결제할 때마다 우리의 휴대폰엔 사용 내역을 기록한 문자가 도착한다. 그야말로 일상생활의 행동 하나하나가 빠짐없이 데이터로 저장되고 있는 셈이다.

이렇듯 인터넷을 비롯한 정보기술(IT)과 기기의 비약적인 발달과 보편화로 데이터의 양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렇게 발산적이고 난잡하게 퇴적된 데이터들은 폐기해버릴 수 없을뿐더러, 적절한 활용을 통해 소중한 자원으로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데이터 처리 방법에 대한 방안이 필요했을 것이다.

따라서 ‘빠른 속도로 방대하고 다양하게 퇴적되는 데이터를 어떻게 가공처리하고, 그 속에서 얼마나 가치 있는 정보를 도출해내는가?’는 모두에게 불가피한 논제가 됐다. 그리고 그 해답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빅데이터란 기존 데이터에 비해 크기가 방대하고 형식이 다양하며 순환 속도가 빨라 일반적인 방법으로는 수집하거나 분석하기 어려운 디지털 데이터를 말한다.

그렇다면 빅데이터는 어떠한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을까? 빅데이터의 활용이 기대되는 분야는 공공부문이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기후변화, 해상 오염, 방사선 유출 등 광범위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처리해 대응하거나 물가안정, 교통정책 수립 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잘 알려진 보스턴 테러범도 빅데이터를 이용해 검거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2013년 보스턴 마라톤 행사장 근처 통신기지국 로그 기록과 주변 사무실, 주유소, 아울렛 등의 감시카메라, 청중의 휴대폰 카메라 등에서 수집한 정보를 분석해 용의자를 찾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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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데이터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시민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데, 그 예가 바로 ‘N버스’다. 서울시는 인구가 많이 밀집돼 통화 로그가 많이 남겨진 지역을 위주로 노선을 짜고, 유동인구의 방향을 추적해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최적의 노선을 확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버스를 통해 시민들은 심야 시간대에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함으로써 1인당 약 7050원의 택시비를 절약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하루로 환산하면 4440만원, 1년으로 환산하면 162억원에 달한다. 택시비 절약 효과에 크게 기여한 셈이다.

또 다른 예로는 아마존, 구글, 페이스북 등의 광고시스템이다. 구매 패턴을 분석해 소비자의 취향에 맞는 광고를 띄워주는 것이다. 예를 들어 구글에서 옷을 많이 검색한 경우에는 옷에 관한 광고가 주로 나타난다. 미국의 월마트 또한 소비자 소비 패턴을 조사해 점포 운영에 반영하고 필요한 물품을 빠르게 제공해 불필요한 재고 낭비를 막았고, 고객의 만족도도 상승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신용카드사들은 고객의 결제 횟수 앱 등을 이용해 데이터를 분석해 음식점 인기 순위를 제공하고, 카드통계로 취미와 기호, 생활스타일 등에 따라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많은 기업은 다양한 소스로부터 수집한 고객행동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관계를 보다 장기적으로 유지하고 그들에 대한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 비즈니스 효율을 높이고 있다. 이렇게 빅데이터는 공공분야부터 기업체들까지 넓은 분야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거두는 데 공헌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우리의 구매 패턴을 알고 있고, 구글은 우리의 생각을 파악하고 있으며, 페이스북은 가입자 9억명의 소통을 분석해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는 존재가 돼가고 있다’는 글귀는 빅데이터의 역기능을 잘 보여준다. 정보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개인 맞춤형 서비스가 증대되고 있어 그에 맞는 서비스가 제공되는 과정에서 개인정보의 수집이나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개인정보 침해의 위험요인이 된다. 사소한 것 하나도 데이터로 수집되는 상황에서 개인정보나 사생활 침해의 가능성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범죄와 테러 차단을 목적으로 일반인의 통화, 이메일, 문자메시지 등을 영장 없이 정부가 조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 중인데, 시민단체들은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 브러더(Big Brother)가 곳곳에 널린 개인정보를 손에 넣은 모바일 빅 브러더로 재탄생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영국 경제신문 파이낸셜타임스(FT)는 페이스북이 이용자와 관련한 정보를 광고주에게 팔아넘기기 위해 이용자의 메시지를 감시해온 혐의로 집단소송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페이스북이 특정 이용자를 겨냥하는 ‘타깃 광고’에 활용할 목적으로, 개인 이용자들의 사적 메시지를 감시하고 조직적으로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이다. 이는 정보기술 플랫폼 기업들의 갈수록 정교해지는 빅데이터 활용에 이용자 불신이 곪아터진 단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이렇듯 개인에 대한 감시의 증대, 프로파일링은 개인의 통신 행태 등 사생활이 감시와 추적의 대상이 돼 프라이버시 침해를 야기하게 된다. 인간의 삶의 행적이 정부나 대기업의 수중에 들어갈 수 있는 위험성이 잠재돼 있다는 것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역량 축적에 나선다면 충분히 추격 가능하다고 내다봤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제도, 교육체계, 기업생태계 정비에 나서야 하며, 민간 업계는 현장의 빅데이터 선순환 구조 저해 요인을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 밖에 보고서는 데이터에 꾸준히 투자한 기업이 미래 경쟁 환경의 승자가 된다는 점을 명심하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관련 역량을 배양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빅데이터발 산업 지각 변동에 재빨리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날의 검을 쥔 빅데이터가 우리 실생활에 더 좋은 방면으로 많이 쓰이는 날이 오길 기다려본다.

장진 생글기자(덕원여고 2년) jangjin1120@naver.com

아이들과 함께하는 영어구연동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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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구립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영어책 구연동화를 해주는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서울시립 청소년 자치 동아리인 청소년 외국어 봉사 동아리 활동의 일환으로 외국어 능력을 살려서 하는 일종의 재능기부다.

올해 1월부터 ‘언니 오빠랑 도란도란 영어 동화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매주 토요일마다 진행되고 있다. 동아리 단원이 2명씩 짝을 지어 4~5권의 영어책 구연동화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교실로 들어가자 예상보다 꽤 많은 아이들이 있었고 부모님들까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다소 떨리는 마음으로 구연동화를 시작했다. 책을 읽어주다 보니 어린아이들은 집중하기 조금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해하기 쉽고 집중력도 키울 수 있도록 질문을 많이 했다.

이건 뭘까? 무슨 일이 일어날까? 등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질문을 계속해서 던지자 아이들이 집중하는 것이 눈에 띄었다. 질문하면서 책 읽는 것을 이어가자 첫 번째 책은 물론 두 번째 책이 다 끝날 때까지 아이들이 반짝거리는 눈으로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책 읽기를 마치고 이제 헤어질 시간이라고 하는데 책을 더 읽어달라는 아이들도 있었다. 함께 듣고 계시던 부모님들도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다음에 또 오겠다고 하셔 정말 뿌듯했다.

아쉬운 점도 있었다. 영어책 구연동화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시작한 지 오래되지도 않았고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해 잘 알려지지 않은 것이다. 활동을 열심히 계속해나가다 보면 점점 더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오셔서 함께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영어책 구연동화를 비롯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도서관별로 활성화해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빌리는 장소를 뛰어넘어 지역사회의 배움터 역할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두 번째로 아쉬운 점은 도서관에 영어책이 많이 없다는 것이다. 스스로 영어책을 찾아서 읽는 아이들이 별로 없다 보니 도서관에 구비해 놓은 영어책이 많지 않아 같은 책을 여러 번 읽는 경우도 생긴다. 다행히 우리가 책을 신청하면 구해주신다고 하니 아이들 수준에 맞는 재미있는 책들을 알아보고 신청해야 할 것 같다.

이번 달에도 도서관에 구연동화를 하러 가기로 돼 있다. 이번에는 지난번의 경험을 살려서 더 재미있는 책을 고르고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영어책 구연동화 봉사는 나의 재능과 시간을 할애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고 나 자신도 커갈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박민경 생글기자(목동고 1년) pmk3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