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부활하는 미국…원동력은 창의와 경쟁
모든 것엔 사이클(주기)이 있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고,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도 있다. 경제도 마찬가지다. 불경기가 있으면 호경기가 있다. ‘경제의 거울’이라는 주가 역시 오름세를 타는 시기가 있고, 내림세로 꺾이는 시기가 있다.

누가 뭐래도 지난 100여년의 세계는 미국이 주도했다. 미국은 세계 경제를 이끄는 엔진이었다. 막강한 경제력을 바탕으로 미국은 국제질서를 주도했다. 지구촌 곳곳에선 ‘미국의 목소리’가 커졌다.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의미하는 ‘팍스아메리카나’라는 용어가 탄생한 배경이다. 미국 경제가 좋을 땐 대다수 다른 나라 경제도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반대 역시 마찬가지였다. 1920~1930년대 미국에서 촉발된 대공황으로 지구촌 경제는 몸살을 앓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또한 미국이 도화선이었다.

2008년 월가(뉴욕 맨해튼의 금융회사 밀집 지역)의 대표적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야기된 금융 불안은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경제를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국제 무대에서 미국의 위상이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경제·정치적으로 급속히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은 곳곳에서 미국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팍스시니카(중국 주도의 세계질서)’와 ‘팍스아메리카나’는 수시로 충돌했다. 중국은 미국과 더불어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G2(주요 2개국)로 부상했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구매력을 기준으로 한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미국을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던 미국 경제가 다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3분기 GDP는 전년 동기 대비 5% 증가했다. 미국 경제가 두 분기 연속 4% 이상 성장한 것은 2003년 이후 처음이다. 경기 회복은 GM, 포드 등 전통적 제조업과 애플, 구글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이 동시에 주도하고 있다. 미국 증시의 다우지수는 지난해 말 사상 처음으로 18,000을 돌파했다. 달러화 가치가 강해지면서 올해 중 유로화와 등가(1 대 1)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미국식 자본주의가 수명을 다했다는 지적이 많았고,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컸다. 하지만 미국 경제가 다시 살아나면서 경제 부활의 원동력이 뭔지를 바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경제전문가들은 창의적 인재를 육성하는 교육시스템, 사유재산권 보장, 유연한 노동시장, 고급 인재를 끌어들이는 개방 등을 경제 회복의 요인으로 꼽는다.

세계 경제를 선도하는 4대 축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이다. 이 중 미국을 빼고는 올해 전망이 그리 밝지 않다. 그러다 보니 글로벌 경제에서 당분간 미국이 ‘나홀로 독주’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물론 미국 경제에만 의존도가 커지는 것은 국제 경제에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 축이 다양해야 지탱하는 힘이 강해진다. 4, 5면에서 미국의 기술발전사와 경제 회복, 강(强)달러가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