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굿바이! 2014…헬로!  2015
말띠의 해 2014년 갑오년도 불과 보름만을 남겨두고 있다. 2014년 지구촌은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 2008년 금융위기 진원국인 미국은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올랐다고 판단, 경기부양을 위해 엄청난 돈(5년간 4조달러)을 찍어내 시중에 풀어온 이른바 양적 완화 정책의 중단을 선언했다. 반면 유럽은 경기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일본은 엔화 약세 유도를 골자로 하는 아베노믹스로 ‘잃어버린 20년’을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가 두 분기 연속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아베노믹스 역시 도마에 올랐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수출기업들은 채산성이 좋아지면서 기지개를 켰지만 내수 부진으로 전반적 경기 회복이 탄력을 받지 못했다.

올 하반기에는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했다. 2008년 배럴당 140달러(올 최고치는 지난 6월 107달러)까지 치솟았던 국제유가는 미국의 셰일가스(오일) 생산이 늘어나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이 원유시장에서 ‘치킨게임’ 양상을 띠면서 크게 떨어졌다. 12월 들어 3대 유종(WTI, 브렌트유, 두바이유)의 가격은 모두 배럴당 60달러대로 하락했다. 유가 하락은 세계 경제에 그리 나쁜 소식은 아니지만 국가별로는 명암이 크게 엇갈리고 있다.

국내적으로는 지난 11월10일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다. 한국으로서는 인구 13억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시장(5000조원으로 추정)의 빗장을 연 셈이다. 중국·뉴질랜드와의 잇달은 FTA 체결로 한국의 경제영토는 전 세계의 75%(GDP·국내총생산 기준)로 넓어졌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엔저 여파로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이 취약해지면서 채산성 부진에 시달렸다. 디플레이션(물가의 지속적 하락) 우려도 고개를 든 한 해였다.

2014년에도 인류의 기술은 꾸준히 진화했다. 스마트폰은 더 빨라지고, 웹은 더 다양해졌다. 유럽우주기구(ESA)는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혜성에 우주탐사선 로제타호를 착륙시켰고, 내년에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9년 전에 쏘아올린 뉴호라이즌스호가 명왕성의 신비를 한꺼풀 벗겨낸다. 3D 프린터, 드론, 무인자동차, 로봇 등의 기술도 진화를 거듭했다.


영국의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5년 세계경제 대전망’(한국경제신문 독점 출간)에서 내년 세계 경제는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한 미국 영국은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높은 반면 유럽이나 일본은 여전히 양적 완화 정책을 유지해 시중에 돈을 더 풀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 강세가 내년에도 지속되면서 국제시장의 변동성은 한층 커질 것으로 분석했다. 예측 컴퓨팅, 웨어러블 기기 등 기술의 진화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예측했다. 4, 5면에서 올해 국내외 주요 이슈와 내년 세계는 어떤 모습일지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