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한·중 FTA 체결…자유무역 지평을 넓히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286257.1.jpg)
지난 반세기 대한민국의 경제성장은 개방에 힘입은 바가 크다. 기대와 우려가 엇갈렸지만 전자·전기 제품 개방은 삼성·LG 등 국내 기업들을 글로벌 기업으로 한 단계 도약시켰다. 스크린쿼터(한국영화 의무상영) 완화로 한국영화가 고사될 것이라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한국영화는 어느 때보다 전성시대다. 문화개방 역시 ‘문화 속국’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구촌 곳곳에는 오히려 한류(韓流) 바람이 거세다. 소비자들은 개방으로 좋은 제품을 싼 가격에 살 수 있는 선택권이 넓어졌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지난 10일 타결됐다. 2012년 5월 협상을 시작한 지 2년6개월 만이다. 인구 13억에 달하는 거대한 내수시장(5000조원으로 추정)의 빗장이 열린 셈이다.
이로써 대한민국은 칠레 페루에 이어 세계 3대 경제권인 미국, 중국, 유럽연합(EU)과 FTA를 모두 체결한 세 번째 국가가 됐다. 중국과 FTA 체결로 한국 경제영토는 전 세계의 73%(GDP·국내총생산 기준)로 넓어졌다. 한국과 FTA를 맺은 51개국 GDP는 전 세계의 73.2%를 차지한다. FTA는 관세를 철폐하거나 크게 낮춰 무역장벽을 없애는 것이 골자다.
역사적으로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다. 수천년 역사에서 양국은 가까워지고 멀어지기를 반복했다. 현대사에서 중국은 ‘이웃’으로의 역할이 더 커지고 있다. 한국으로서는 중국과 진정한 ‘윈-윈’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과제다. 수교 22년 만에 양국이 FTA를 체결한 것은 한·중 관계가 국제적 동맹을 넘어 ‘경제적 동맹’으로 한 차원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또한 자유무역의 지평이 그만큼 넓어졌음을 시사한다.
개방에는 그림자도 따른다. 한·중 FTA로 입지가 더 좁아질 분야도 있다. FTA는 호혜가 원칙이다. 하지만 자칫 준비가 소홀하면 강대국과의 교역에선 언제든 낭패를 볼 수도 있다. 기업들은 중국과의 FTA를 기술 도약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 한·중 FTA는 좀 멀리보면 남북 평화통일의 디딤돌이다. 하나 둘씩 착실히 디딤돌을 쌓아야 통일비용도 그만큼 적어진다. 4, 5면에서 한·중 FTA 의미를 상세를 살펴보고 전반적인 우리나라 FTA 현황도 함께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일러스트=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