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학은 왜 중요할까
여름방학 경제서적에 빠져볼까요
고교생들은 경제과목을 대체로 좋아하지 않는다. “경제공부는 어렵다”는 선입견 때문이다. 선입견은 거의 잘못된 학교 수업방식에서 형성되는 게 대부분이다. 처음부터 그래프가 등장하고 어려운 용어가 튀어나온다. 재미있는 사례와 이야기로 경제학과 경제현상을 풀어나갈 수 있는데도, 학교에선 어렵게 가르친다. 대학에 가기 전에 쉽고 재미있는 경제학 관련 책을 만나는 것은 행운이다. 좋은 책은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다음 5가지의 책 중 하나를 방학 기간에 읽어보도록 하자.여름방학 경제서적에 빠져볼까요
괴짜경제학…자소서에 쓰는 책
상경계 대학에 들어간 선배 대학생의 자기소개서를 보면 대부분 이 책을 필독서로 거론한다. 이 책은 ‘맨큐경제학’ 같은 딱딱한 이론서가 아니다. 저자인 스티븐 레빗과 스티븐 더브너는 책 제목대로 기상천외한 사례를 중심으로 경제학의 기본이론과 선택, 현상 등에 대해 설명한다. 가볍고 재미있고 흥미롭다.
교사와 스모선수의 부정행위 사례를 들어 인센티브의 개념을 설명한다. KKK와 부동산 중개업자를 언급하면서 경제학에서 자주 거론되는 정보의 비대칭을 쉽게 얘기한다. 상관관계가 없을 것 같은 내용을 엮어내 설명하는 탁월함은 경제학에 재미를 갖게 한다. 오히려 상관관계가 높을 것 같은 데이터나 통계자료를 반박해 통념이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데서 무릎을 치게 한다.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경제학자와의 만남
‘죽은 경제학자의 살아있는 아이디어’는 우리가 흔히 들어본 경제학자들을 만나볼 수 있는 책이다. 애덤 스미스, 맬서스, 리카도, 존 스튜어트 밀, 카를 마르크스, 알프레드 마셜, 케인스가 나온다. 유명한 경제학자들이 내건 핵심 이론을 쉽게 설명한다. 학생들은 늘 시대별, 경제사상별, 학자별 이론 체계를 알고 싶은 지식욕구가 있다. 이 책은 거기에 딱 맞는 책이다. 줄을 쳐가면서 읽는다면, 웬만한 경제학에 관한 대화에서 밀리지 않게 된다.
맬서스 인구론이 왜 중요한지, 리카도의 비교우위란 무엇인지, 마셜은 왜 수요공급 곡선을 만들어냈는지 등 알고 싶은 것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애덤 스미스는 인간이 자기이익(self-interest)을 위해 일한 결과, 사회 전체적으로 잘 살게 되는 이유를 들려준다. 교환 본능과 보이지 않는 손, 분업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다. 저자는 토드 부크홀츠.
법…양초업자를 위해 태양을 막아?
매우 쉽게 쓰여 있는 경제 고전이다. 경제학자가 아닌 사람이 써서 그런가! 어려운 주제인 법, 재산권과 법, 정의와 박애, 국가가 시장경제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술술 읽어갈 수 있게 돼 있다. 특히 가장 먼저 나오는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은 정말 유명한 장(章)이다. 정부가 쓰는 경제정책에는 언제나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고 지적한다. 가령 유리창 업자를 위해 멀쩡한 유리를 깨면 유리창 업자에게 유리할지 모르지만(보이는 것), 유리창을 깨지 않았을 경우, 그 돈이 다른 부문에 투자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태양 때문에 양초가 안 팔린다’는 민원을 정부가 들어주기 위해 모든 창에 차단막을 치게 하는 법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라는 예가 등장한다. 저자는 프레드릭 바스티아.
보이지 않는 마음…연애소설로 쓴 경제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밀턴 프리드먼이 잘 쓴 책이라고 극찬했다. 자본주의와 시장원리를 로맨스소설 형식으로 엮어낸 경제학 원서다. 경제학이 다루는 주요 개념과 원리를 고교 교사인 주인공 샘과 그의 연인 로라를 통해 배운다. 경제학을 연애소설로 다루고자 생각한 저자의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연애소설이지만 10대들이 멀리 해야 할 수위는 전혀 아니다. 소설이 재미있어서 순식간에 읽어내려갈 수 있다. 자본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자본주의는 잔인한 것인지, 기업의 목적이 무엇인지, 화폐가치, 인플레이션, 정부정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폭넓게 다룬다. 샘은 로라의 심기를 살살 건드린다. ‘안전벨트 의무화가 왜 필요한가’라는 의문 제기부터 ‘성과보수제가 나쁜가’라는 주제 등을 다룬다. 저자는 러셀 로버츠.
경제학, 인문의 경계를 넘나들다…인문+경제 지식 풍성
경제논술에 나올 만한 내용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주제별로 짧게 정리돼 있어 일목요연하게 정리하기 좋다. 경제현상과 주요 경제이론을 인문학과 접목한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상식의 풍요를 즐기는 것은 또 다른 소득이다. 2장에 있는 ‘경제의 밑바탕에는 신화가 있다’가 특히 재미있다. 만지는 것마다 황금이 되는 ‘미다스 신화’를 통해 절대우위와 비교우위를 설명한다. 예언 능력은 있으되 설득력을 아폴론에게 빼앗긴 왕녀 카산드라와 ‘당국의 경제전망에 왜 설득력이 없고 왜 빗나가는지’를 엮어서 설명하기도 한다. 저자는 오형규.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중상주의, 중농주의는 뭐지?
중상주의는 무역, 특히 수출을 통해 국가의 부(富)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경제사상이다. 16~18세기 유럽에서 콜베르와 크롬웰 등을 중심으로 전개됐다. 중상주의의 핵심은 초기 산업 자본 축적을 위해 국내 시장을 보호하고, 국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다. 해외무역에서의 수출과 수입 차액이 부의 증감에 직접 관계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화폐로 사용되던 금은(金銀)이 부의 기본적인 형태였다. 따라서 해외무역을 통한 금은의 축적을 위해 국내 상품의 수출장려, 국내 원료의 수출금지, 외국제 완제품의 수입금지와 제한, 외국산 원료의 수입장려 등 보호주의 정책을 시행했다.
그러나 수출 공업 보호를 위한 농산물 저가격 정책, 절대 왕정하에서의 중과세 등 지나친 중상주의 정책으로 농업 생산이 쇠퇴하게 됐다. 이에 따라 18세기 후반 프랑스의 케네, 튀르고를 중심으로 중농주의가 등장했다.
국부의 기반은 외국무역이 아니라 농업에 있다는 것이다. 중농주의는 농업 생산을 통해서만 부의 원천인 순 생산물(잉여 생산물)이 생긴다는 사상이다. 따라서 농업생산을 발전시켜야 하며 농업자본의 축적을 촉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케네는 순생산을 낳는 유일한 생산계급인 농민과 사회적으로 유용하기는 하나 비생산적인 상공업자, 농민의 잉여를 지대(地代)로 받아가는 지주(地主)를 3대 계급으로 봤다. 또한 이들 사이에서의 부의 순환과정을 재생산 과정으로서 체계적으로 파악해 최초의 이론적 분석인 ‘경제표’를 작성했다.
강유진 인턴기자 cgm220@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