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으로 이끄는 키워드 '소통'
[Cover Story] 충고도 공감 있어야 '약효'…대화는 기술이다!…경청하고 상대를 인정하라
소통은 21세기 화두다. 정치인이나 기업인의 리더십도 소통이 핵심 자질로 꼽힌다. 정치·기업인이 아니더라도 소통능력은 누구에게나 중요하다. 소통은 경제학적으로 ‘효율’에 비유된다. 소통이 잘되는 사회는 그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 셈이다.

소통 부재로 인한 국가적 ‘갈등낭비’도 엄청나다. 소통은 생각을 주고받는 통로다. 그 통로가 넓게 뚫려야 사회적 갈등이 줄어들고, 개인 간의 오해도 없어진다. 소통은 생산성을 높이는 ‘시너지’이기도 하다. 노사갈등이 적은 회사가 생산성이 높은 법이다. 이해관계가 복잡해질수록 소통과 전달의 기술은 그 중요성이 더 커진다.

소통의 핵심은 경청이다

소통의 핵심은 경청이다.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주고 이해하는 것은 소통의 통로를 넓혀주는 명약 중 명약이다.

상대의 마음이 열려야 나의 뜻도 잘 받아들여진다. 사람들은 듣기보다 말하기를 좋아한다. 하지만 ‘소통의 달인’은 무엇보다 상대의 말을 진지하게 듣는다. 적당한 ‘추임새’는 마음의 문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 “아, 그렇구나” “좋은 생각이네” “맞는 말이네” 등으로 상대에 공감을 표시하면 상대 역시 나의 말에 마음을 열어준다.

대화는 감성을 공유하는 것이다. 상대의 말을 중간에 끊지 않는 것은 대화의 기본 매너다. 누군가의 말처럼 상대의 말을 중간에 끊는 것은 무례한 것이고, 상대방 말이 끝나도 내 말을 시작하지 않는 것은 태만한 것이다.

대부분 충고는 환영받지 못한다. 그러니 상대방을 설득할 때는 어법에 신경을 써야 한다. 특히 명령이나 지시형의 말투는 가급적 삼가야 한다. 대화는 흔히 논리보다 감성이 지배한다.

논리에서 이기고 감성에선 지는 것은 대화의 기술이 부족한 탓이다. 논리로만 밀어붙이면 상대의 자존을 상하게 하고 때로는 치욕감을 느끼게 한다. 대화의 핵심은 논리보다 감성이다. 충고도 감성이 공유될 때 그 ‘약효’가 생기는 법이다. 논리는 감성을 이끌어 내는 하나의 도구일 뿐이다.

인정받고 싶은 욕구를 자극하라

인정받으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 욕구다. 사람이 돈이나 권력, 명예를 추구하는 것도 결국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깔려 있다. 누구나 자신의 가치를 인정해주는 상대에게는 마음을 연다. ‘칭찬은 고래도 춤을 추게 한다’는 말은 대화 기술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시사한다. 한마디로 충고는 짧게, 칭찬은 길게 하라는 얘기다. 상대방에게 어떤 제안을 할 때도 ‘인정 욕구’를 자극하면 예스(Yes)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노트를 빌려달라고 할 때도 “노트 좀 빌려줘”보다는 “모범생 노트 좀 잠깐 보고 싶은데”라고 말하는 식이다.

인정의 반대는 무시다. 무시는 대화의 통로를 막는다. 사람은 무시당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마음을 닫는다. 훈계나 충고도 진심이 읽혀야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받지 않는다.

공자는 좋은 벗을 ‘책선지우(責善之友)’로 정의한다. 선한 뜻을 가지고, 선한 방법으로 충고하는 친구가 진정한 벗이라는 의미다. 아첨으로 상대방의 비위만을 맞추는 것은 좋은 벗, 좋은 대화가 아니다. 나의 뜻이 잘 전달되고, 나와 상대의 공감영역을 넓히는 것이 소통의 핵심이다. 아낌없이 인정해주고, 비난은 최대한 삼가야 한다.

감사·미안을 표현하라

감사의 표현은 아끼지 않는 것이 좋다. 감사는 행복을 담는 그릇이다. 감사는 스스로도 행복하고, 상대도 행복하게 만든다. 조그마한 일에도 ‘감사하다’ ‘고맙다’고 말해라. 그러면 만사가 감사하고 고마워진다. 감사한 마음을 전하는 것이 바로 ‘전달 기술’의 포인트다. 흔히 이심전심(以心傳心)이라는 말을 쓴다. 마음이 마음으로 통한다는 뜻이다. 하지만 그 이심전심이 때로 오해를 낳는다. 가까운 사이일수록 ‘상대가 내 맘을 잘 알겠지’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가까워도 감사함은 수시로 말로 표현해야 한다.

‘미안’이라는 말도 아끼지 않아야 한다. 때로는 꽉 막힌 마음이 미안이라는 한마디로 열린다.

미안한 일을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이 진정한 용기다. 감사와 미안은 소통을 넓혀주는 핵심 도구다. 감사는 마음을 따스하게 데워주고, 미안하다는 말은 마음의 찌꺼기를 없애준다.

세상의 모든 것은 꾸준한 노력으로 그 가치가 높아진다. 대화·소통도 마찬가지다. 소통능력은 타고난 재능만이 아니라 배워서 익히는 일종의 기술이기도 하다. ‘청산유수’ 같은 언변이 대화의 전부는 아니다. 진심이 담기고, 상대의 존재감을 키워주고, 공감을 넓히는 것이 참다운 소통이다. 스스로의 대화·소통 기술은 어느 정도인지 한번쯤은 체크를 해봐야 한다.

NO를 YES로 바꾸는 ‘전달의 기술’은?

[Cover Story] 충고도 공감 있어야 '약효'…대화는 기술이다!…경청하고 상대를 인정하라
‘말을 잘하는 것은 재능이 아니라 기술이다.’ <전달의 기술> 저자 사사키 게이치는 소통도 일종의 기술이고, 소통은 어떻게 내 뜻을 상대방에게 잘 전달하느냐가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고교·대학 입시 면접에서 면접관의 마인드를 노(NO)에서 예스(YES)로 바꾸게 하는 능력이기도 하다.

그는 전달의 기술로 ‘서프라이즈’를 먼저 꼽는다. 신형 자동차를 공개할 때 천을 씌우는 것처럼 서프라이즈는 상대방의 흥미를 유도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깜짝 놀랄 무언가를 보고, 체험하고 싶은 욕구가 있는데 이를 충족시켜주면 전달력이 훨씬 커진다는 얘기다. 클라이맥스 만들기도 그가 강조하는 전달 노하우다. 원래 사람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20분이라고 한다.

수업이나 회의 후반부에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다. 따라서 상대가 궁금할 만한 것에 대화를 집중하는 것이 전달의 요령이다. 주변만 두드리다 정작 집중력이 떨어질 때 핵심을 꺼내면 초점이 그만큼 흐려진다.

꼭 전하고 싶은 말, 이른바 ‘강한 말’은 몇 차례 반복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어떤 말을 반복하면 진심이 전해지고, 강하고 인상적으로 느껴진다. 그는 강조하고 싶은 문장은 가능한 한 짧게 만들라고 조언한다. 그래야 상대방 뇌리에 오래 남는다는 것이다. 이는 글쓰기에도 마찬가지다. 긴 문장만으로 글이 이어지면 읽는 사람의 집중력이 떨어진다.

중간중간에 짧은 단문으로 매듭을 지어줘야 한다. 적절한 대구법 역시 상대방에게 나의 말을 각인시키는 데 효과가 탁월하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명언으로 각인된 대표적인 대구법 문구다. 저자는 말이 서툴고 전달의 기술이 부족한 사람이라도 몇 가지 포인트를 숙지해 의식적으로 대화에 적용하면 소통의 통로가 크게 넓어질 수 있다고 말한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