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시대의 키워드 '소통'…전달도 기술이다
고대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인간을 ‘사회적 동물’로 정의했다. 인간은 개인으로 존재하지만, 그 존재의 참된 의미는 타인과의 관계에서 찾아야 한다는 뜻이다. ‘사회적 동물’은 ‘소통하는 동물’과 맥을 같이한다. 사회는 결국 소통하는 공간이다. 대화를 나누고, 생각을 공유하고, 눈길을 주고받는 공동체다. 문명의 발달은 인류의 ‘소통 테크닉’이 그만큼 다양해지고 세련돼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시대마다 동서양을 관통하는 화두(話頭)가 다르다. 인류의 눈길이 발명에 쏠린 시대가 있었고, 예술·철학이 인류의 주된 관심이던 시대도 있었다. 역사의 어느 구간에선 이데올로기가 인류의 생각을 흔들었다. 21세기는 소통이 화두다. 소통은 이 시대 리더십의 핵심이기도 하다. 소통은 생각을 주고받는 것이다. 상대를 합리적으로 설득하는 테크닉이고, 상대의 생각을 존중하고 이해하는 기술이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노하우다.

소통은 대학문을 여는 열쇠이기도 하다. 논술은 결국 자신의 지식이나 생각을 글로 전달하는 것이고, 면접 역시 소통 능력 테스트다. 그런 점에서 소통은 저절로 익혀지는 것이 아니라 배워서 터득하는 일종의 기술인 셈이다. 서점에 소통의 노하우를 귀띔해주는 책들이 즐비한 이유다. ‘말 잘하고 싶은 사람들의 필독서’로 꼽히는 《전달의 기술》 저자 사사키 케이이치는 “소통은 생각의 전달이고, 전달은 꾸준한 훈련으로 그 기법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달에도 수학처럼 나름의 공식이 있다는 얘기다. 공감 표현하기, 인정받고 싶은 욕구 충족시키기, 적절한 댓구법 활용하기, 클라이맥스 만들기 등의 노하우를 적절히 활용하면 상대방의 노(No)를 예스(Yes)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소통을 경제학적으로 풀면 바로 ‘효율’이다. 갈등으로 인한 비용을 최소화하고, 공감이라는 시너지를 최대화하는 도구다. 소통이 원활한 사회나 국가는 그만큼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고 있는 셈이다. 사람과 사람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갈수록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는 21세기에 소통이 사회적 덕목으로 부상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소통은 진심을 상대에게 전달하는 언어의 기술이지, 거짓과 왜곡을 그럴듯하게 부풀리고 포장하는 수단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 소통은 그 사람의 인품이자 인격이다. 정보기술(IT)은 소통의 통로를 무한히 넓혀 줬다. 소통과 전달의 기술이 그 어느 시대보다 중요해졌다는 의미다. 소통은 자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통로이자 가이드이기도 하다. 4, 5면에서 소통·전달을 잘하는 노하우와 소통·전달 능력이 왜 중요한지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