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휴대전화 왕국’이다. 이동통신 보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다. 이동통신 기술은 놀랄 만큼 빠르게 진화 중이다. 이런 속도의 통신기술 진화는 30년 전만해도 거의 상상 수준이었다. 그 상상이 현실이 됐고, 또 다른 상상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다.

1984년 3월29일은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가 초고가의 차량전화(일명 카폰) 서비스를 시작한 날이다. 한국 이동통신의 역사가 올해로 30년을 맞은 셈이다. 한국의 모바일 시대를 연 초기 ‘카폰’은 무게가 무려 4㎏이었다. 차량에서 길게 뻗쳐나온 안테나는 부(富)와 성공의 과시물이기도 했다. 이동통신 첫해 가입자는 고작 2658명이었다. 하지만 불과 30년 만에 이동통신 가입자는 5500만명에 달한다. 1인당 1대 이상의 모바일 시대가 열린 것이다.

국민 모바일 시대는 세상의 많은 것을 바꿔놨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모바일 메신저, 멀티비디어, 위치기반서비스(LBS) 등은 생활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꿨다. 휴대전화로 일하고, 놀고, 소통하는 이른바 ‘스마트 라이프(Smart Life)’가 현실화된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금융거래나 쇼핑하는 사람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동통신 기술은 정보기술(IT) 발달의 주춧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은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다. 우리나라 이동통신 기술은 무선 인터넷 시대를 맞아 눈부시게 발전했다. 데이터 전송 속도는 30년 만에 375배나 빨라졌다. 현재 무선통신 속도는 일반 가정에서 쓰는 유선 광랜보다 1.5배 빠르다. 이동통신 서비스 품질도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조차 대한민국 무선통신 기술을 부러워할 정도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이 가야할 길은 여전히 남아있다. 대한민국 이동통신 시장은 한 마디로 과열이다. 우리나라 소비자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보다 음성통화는 20%, 문자는 4배 이상 소비한다. 스마트폰 보급률도 높고, 교체 주기 역시 가장 빠르다. 하지만 이동통신 시장이 포화상태에 빠졌다는 분석도 많다. 또한 통신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잉 보조금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이동통신을 주축으로 한 IT 기술 발달은 고용구조에도 영향을 미친다. 4, 5면에서 이통통신을 중심으로 한 IT 관련 용어, 기술 발달이 인간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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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조영남 기자 j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