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스포츠·스타·스폰서…'3S의 경제학'
프로야구는 대한민국의 ‘국민 스포츠’다. 살림이 팍팍하다해도 주말 야구장은 거의 만원이다. 700만 관중시대의 프로야구는 경제적 가치도 엄청나다. 입장료, 먹거리, 광고비 등을 포함한 프로야구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1조원을 넘는다는 분석이 나온 지는 수년 전이다. 2012년에 8개 구단이 표만 팔아서 번 돈은 600억원 정도다. 야구 경기가 있는 주말 서울 잠실구장에서 하루에 팔려나가는 먹거리는 1억2000만원, 기업들이 잠실야구장에 광고비로 투입한 돈만도 연 350억원에 달한다.

지구촌은 스포츠 마케팅 전성시대다. 스포츠 마케팅은 스포츠(sport), 스타(star), 스폰서(sponsor)가 어우러진 ‘3S 경제학’이라는 말도 자주 쓰인다. 스포츠 마케팅은 글로벌 기업의 ‘필수코스’다. 코카콜라, 나이키, 아디다스 등은 이른바 ‘월드컵 마케팅’을 통해 지구촌에 기업의 존재감을 한껏 부각시킨 대표적 기업들이다.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등 우리나라 대표급 기업들에도 올림픽이나 월드컵, 국내외 야구·골프대회는 더없는 기업홍보의 장(場)이다. 또한 기업들은 ‘스타 마케팅’을 통해 자사 이미지를 부각시킨다. 막대한 돈을 들여 선수를 후원하고, 후원 선수의 운동복 등에 자사 로고를 노출시켜 팬들의 뇌리에 기업 이미지를 심는 것이다. 류현진 등 해외에서 활약하는 프로선수는 움직이는 ‘기업의 광고판’이자 ‘국가의 홍보맨’이다.

프로선수의 스카우트나 몸값엔 경제학 원리가 그대로 적용된다. 구단이 기량이 뛰어난 선수를 영입하는 것은 기업이 인재를 채용하는 것과 다르지 않고, 선수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하는 안목은 인재를 발굴하는 경영자의 혜안과 맥을 같이한다.

유망선수에 투자하는 판단력, 결과가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인내력, 성공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 노하우 등도 기업과 스포츠가 닮은 점이다. ‘몸값’을 못하는 선수가 많으면 구단이나 기업은 고비용, 저생산성이라는 비효율 병을 앓는 셈이다.

스포츠는 경제학적 가치 외에도 다양한 효과를 낳는다. 현대사회에서 스포츠는 개인적으로는 건강 유지, 자아실현, 스트레스 해소 등의 역할을 하고 사회적으로는 공동체 의식 강화, 사회적 자본 등의 기능을 한다. 스포츠는 국가 이미지 제고나 국위선양에도 기여하고, 과학기술이나 경제력을 세계에 과시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4, 5면에서 현대사회에서 스포츠의 의미와 역할, 프로선수들의 연봉이 결정되는 원리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