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이 말하는 생글은…
한국경제신문은 ‘생글생글 지령 400호’를 맞아 생글을 읽으며 고교생활을 보낸 ‘생글 키즈’ 대학생 6명을 초청해 좌담회를 열었다. 지난 24일 한국경제신문 3층 한경 경제교육연구소에 모인 생글 키즈들은 이구동성으로 “매주 월요일 생글생글을 받아보는 게 가장 큰 즐거움이었다”며 “생글생글로 논술 공부를 했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이날 좌담회에는 이은석(서울대 국어교육과 3년) 이정훈(성균관대 경영학과 3년) 문준영(한국외대 경제학부 1년) 군과 서아진(연세대 자유전공학부 1년) 노예은(고려대 전기전자전파공학부 1년) 정선혜(경희대 경영학부 1년) 양이 참석, 고교 생글 추억을 공유했다. ▷생글생글이 400호를 맞았습니다.
△이은석=지령 400호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고등학생 때 150호 언저리였는데 벌써 400호네요. 연예소식 등 잡다한 기사 없이 정통 논술 신문을 흔들림 없이 유지해줘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정훈=고교생 때 200호 특집을 읽었던 기억이 나는데 시간이 많이 흘렀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한국 최고의 고교생 경제논술신문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400호라니 무게감도 느껴지네요.
△정선혜=생글생글을 읽기 시작한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대학생이네요. 무엇보다 400호 특집에 제가 나온다는 것이 더 신기합니다. 생글생글에는 읽어볼 만한 내용이 너무 많아 1주일 내내 들고 다니면서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문준영=400호 축하드립니다. 여기 오기 전에 역사를 찾아봤어요. 2005년 6월7일자로 1호가 발행됐더군요. 8년이 넘었네요. 500호 때도 초청해주세요. 축하합니다.
"경제동아리 만들어 생글 활용"
▷고교때 생글을 어떻게 활용했나요?
△문준영=학교 동아리에서 생글을 많이 활용했어요. 저는 학교에서 경제동아리를 만들어 이끌었는데, 경제 퀴즈, 경제 강의 등을 준비하는 데 생글생글에 나온 기사를 정말 많이 활용했어요. 고등학생이 이해하기에 어렵지도 않고 경제 공부에 도움이 되는 중요한 내용들이 많았거든요. 이 외에도 커버 스토리를 통해 사회 이슈들을 파악하면서 면접 준비도 수월하게 할 수 있었어요. 생글기자 코너를 보면서 전국의 친구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 등도 알 수 있었어요.
△정선혜=저는 두 가지 용도로 썼어요. 동아리 자체에서 경제신문을 만들었는데 생글생글과 한국경제신문이 큰 도움이 됐어요. 편집자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다른 신문에 비해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걸 안 놓치고 다 넣으려는 느낌을 받았어요. 수시 면접 준비할 때도 활용했어요. 신문을 매일 챙겨보기가 쉽지 않은데 생글은 시사 이슈를 잘 정리해줬지요. 면접 준비할 때 커버 스토리, 글로벌 이슈 다 모아서 면접 보러 가는 날 기차에서 읽기도 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면접에 나왔어요. 세금과 관련된 문제였는데, 교수님께서는 생글생글 지면에서 주장한 관점의 답을 원했어요.
"커버 스토리는 지식의 보고"
▷생글 지면중 주로 읽었던 면은?
△서아진=커버 스토리 읽기는 필수죠. 경제에 관한 폭넓은 해설기사는 일목요연해서 읽기에 최적이었어요. 저는 모의 유엔(UN) 등에 출전해 영어실력을 겨루기도 했는데 생글 글로벌 이슈 등은 관점을 넓히는 데 큰 도움을 줬어요. 일반인들도 생글을 읽는 걸 알고 깜짝 놀랐어요. 대학생이 된 후 영어에 관한 기사를 생글생글에 기고한 적이 있는데 제 기사를 교도소에 있던 한 남자분이 보신 모양입니다. 영어공부를 하고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물어오셨죠. 뿌듯했어요.
△이은석=저는 학생들이 쓴 기사와 글로벌 이슈, 찬반토론 등을 즐겨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 고전읽기라는 코너가 있었는데, 그걸 읽고 고전에 대해 너무 모르는구나 하는 반성을 했어요. 그 이후 독서폭을 넓혔어요. 생글기자 코너는 또래들이 쓰는 곳이어서 더욱 눈길이 갔죠.
▷생글이 성장 과정에 미친 영향은?
△이정훈=저는 운이 좋게도 생글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이때 느낀 것이 있어요. 사람은 큰 물에서 놀아야 한다는 거죠. 생글은 큰 물이라는 기회를 제공해준 곳이었습니다. 강원도에서 고교를 다닌 저에게 생글에서 만난 선배, 친구들은 처음엔 충격이었습니다. 똑똑하기도 했고, 해외에서 공부하는 사람도 많았고, 제가 해보지 못했던 많은 경험을 해본 사람들이었습니다. 생글 기자 활동이 아니었다면 제가 이만큼 내적으로 성장하지 못했을 거예요.
△서아진=저도 생글기자로 활동했습니다. 생글기자끼리 교류가 많아서 좋아요. 선배들이 후배들의 입시 상담도 해주고, 밥도 사주고, 개인적인 고민도 들어주고요. 그래서 저도 대학생이 되어서 선배들에게 받은 사랑을 후배들에게 돌려주려고 노력 중이에요. 최근에는 생글생글 대학생 총동문회(생귀니티, Sanguinity)도 만들어서 생글기자 출신 대학생들의 교류의 장을 더 넓혔고요. 생글은 기자 경험을 쌓게도 해주지만 사람이 남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문준영=저는 자유시장경제라는 의미를 생글을 통해 배웠어요. 자유시장경제가 우리나라를, 세계를 진화시키는 체제라는 것을 알게 됐어요. 자유시장경제를 지향하는 나라가 잘 살고 있다는 기사는 경제에 눈을 뜨게 했고 결국 경제학을 전공하게 된 계기가 됐어요.
"독서시간 없으면 생글 읽어라"
▷ 대학생이 된 후 바라보는 생글생글은.
△이은석=저는 국어교육과에 다니는데, 가끔 후배들이 쓴 생글 기사를 첨삭해주면서 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실습해보고 있어요. 가르치는 것만큼 확실히 배우는 방법이 없다고 하잖아요. 좋은 선생님이 되기 위한 연습을 생글생글에서 하고 있습니다.
△노예은=기사의 다양성 면에서 생글만한 것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학 철학 등 다양한 기사는 대학생인 제게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매주 읽으려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독서할 시간이 없으면 생글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어요.
▷고등학생 후배들에게 당부할 말은.
△문준영=고등학생에게 신문을 꾸준히 읽는다는 게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저도 충분히 알고 있어요. 하지만 시사 이슈나 사회의 여러 가지 일들에 대해 기본적인 지식 정도는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해요. 생글생글이라는 신문은 그러한 부분을 쉽게 채워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무엇보다 이런 신문을 공짜로 본다는 거죠. 자신의 사고 능력을 키우고 탄탄한 밑바탕을 만드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여러분, 생글생글을 많이 읽으세요.
△노예은=생글을 통해 다양한 사람을 만났어요. 이과 출신인 저는 생글생글을 보면서 경제학이나 언론 등 문과 공부를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막 마라톤 그랜드슬래머 출신의 작가에서부터 스포츠외교 분야에서 일하는 사람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어서 생각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어요.
“생글생글 400호, 다시 한번 축하드립니다.” 생글 키즈들은 2시간 여의 좌담회를 마치고 캠퍼스로 돌아갔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