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정전 60주년…목숨으로 지킨 평화
“6·25전쟁은 비긴 전쟁이 아니라 한국의 승리였다.”

미국의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지난달 27일 6·25전쟁 정전협정 기념식에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축사에서 강조한 말이다. 억압과 가난에 빠진 북한과 정반대로 5000만 국민들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리고 세계에서 손꼽히는 역동적인 경제국가로 발돋움한 사실만으로도 6·25전쟁은 한국의 승리고, 이는 참전용사들이 남긴 자랑스런 유산이라는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도 기념식에서 “참전용사들의 고귀한 희생의 뜻을 후세에 널리 알려 그분들의 헌신을 역사에 남게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정전 60주년 기념식에서 ‘한국의 승리’를 강조했지만 지구촌에서 거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반도는 여전히 전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북한은 남북한 긴장이 고조될 때마다 ‘불바다’ 운운하며 핵무기를 들먹인다. 남북한에 드리운 불신의 벽은 60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여전하다. 한반도에 말 그대로 평화정착이 아닌 ‘전쟁이 멈춘 지’(停戰) 60년이 된 것이다.

정전협정은 6·25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7월부터 국제연합군과 공산군이 2년 동안 줄다리기 협상 끝에 맺은 ‘전쟁중지’ 약속이다. 1953년 7월27일 정전협정은 당시 국제연합군 총사령관 마크 클라크와 김일성 북한군 최고사령관, 펑더화이 중국 인민지원군 사령관이 서명했다. 북한이 때때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고 주장하며 미국과의 대화를 고집하는 것은 한국의 서명불참이 나름 빌미를 줬다.

정전 60년이 된 지금도 한반도 평화정착은 갈 길이 멀어 보이지만 정치·경제 체제의 우월성은 사실상 판가름났다. 2012년 한국의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2만3113달러로 북한(783달러)의 38배에 달하고, 수출은 북한의 200배에 육박한다. 자유와 인권 등 인간 기본권리의 격차도 엄청나다. 경제와 인권, 자유에선 ‘분명한 승리’를 거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특히 청소년 상당수가 6·25전쟁을 왜곡된 시각으로 바라보는 것은 우려스런 대목이다. 용어에 혼란이 있다 해도 일부 설문조사에서 고교생 70% 가까이가 6·25전쟁을 ‘북침’이라고 응답한 것은 우리나라 역사교육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실에 바탕한 균형잡힌 역사관은 올바른 사회구성원의 핵심 자질이다.

정전 60주년이 주는 교훈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고, 한 번 얻은 자유도 꾸준히 지키고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켜낸 참전용사들의 숭고한 정신을 영원히 기억해야 함은 물론이다. 4, 5면에서 6·25전쟁에 관한 오해와 진실, 남북한의 경제상황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