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손 기술' 세계최고라서?…한국은 성형산업 강자
세계 성형시장 규모는 얼마나 될까. 계산이 불가능할 것같은 시장이지만 다행스럽게도 발표된 추정치가 있다. 2011년 국제미용성형수술협회(ISAPS)가 내놓은 숫자가 단서다. 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0년 세계 성형 시장 규모는 200억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뷰티시장(3300억달러), 다이어트시장(400억달러)보다 작지만 만만치 않은 시장이다.

#프랑스보다 한국 시장 더 커

그렇다면 한국 성형시장은 얼마쯤 될까. 협회는 한국 성형시장은 45억달러(5조원)쯤 된다고 추산했다. “세계 시장의 4분의 1을 차지할 만큼 많을까”하는 의심이 들지만 다른 자료가 없다. 외과적 성형수술 건수는 36만5000건, 비외과적 시술 건수는 40만8900여건이다. 한국 인구 1만명당 약 75명이 이런저런 형태로 성형을 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한국의 성형시장 크기는 세계 7위다. 성형에 관한 한 경제력으로 따라잡으려는 독일(8위) 프랑스(14위) 영국(17위)을 제쳤다. 성형대국인 셈이다. 한국보다 큰 시장은 미국 일본 중국 브라질 인도 이탈리아다.

성형외과 의사 수도 시장 규모와 비슷한 8위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1975년 22명이던 성형외과 전문의는 2010년 현재 1450명으로 급증했다. 매년 5%가량 성장한 결과다. 성형외과와 피부과가 있는 의·병원 수도 1832개소에 달한다. 복지부는 “인구밀도 대비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했다.

성형 시장은 다양하다. 미를 추구하는 성형만 있을 것 같지만 그렇진 않다. 사고로 인한 성형, 기형으로 인한 성형, 병으로 인한 성형 등이 있다. 신체 부위에 따라서도 얼굴, 다리, 팔, 몸 등으로 나뉜다. 미적 성형이 얼마나 되는지는 분명치 않다. 성형의 종류 중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성형이 늘어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얼굴 불만'외국인 한국行

[Cover Story] '손 기술' 세계최고라서?…한국은 성형산업 강자
한국의 성형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된다. 단순 미용은 물론이고 유방재건술, 안면골 재건술 등 재건성형외과는 세계 최고다. 외국 언론이 한국을 성형 공화국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지만 기술면에서 보면 그런 공화국을 뒷받침할 만한 수준이라는 게 국내외 전문가 그룹의 분석이다. 한국이 ‘아시아 성형허브’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강남 압구정과 부산 서면 일대는 대표적인 성형의 거리다. 서울 압구정역 인근 2㎞의 경우 250여개의 성형외과가 밀집해 있다. 병원마다 하루 평균 50명 이상이 상담과 시술을 받을 정도로 붐빈다. 부산 서면 일대에도 ‘미용성형 거리’가 있다. 이 거리엔 무려 100개가 있다. 부산 전체의 70%나 된다.

한국 기술이 알려지면서 성형한국을 찾는 외국인도 급증하고 있다. 대부분이 중국과 일본이다. 중국 고객들은 기술력 면에서 한국이 뛰어난 점을, 일본 수요자들은 한국이 3배 이상 저렴하면서도 만족도가 높은 것을 장점으로 꼽는다.

중국인 내 성형 수요자는 2010년 400만명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는데 이 중 상당수가 한국을 찾을 것이란 추산이 가능하다. 또 하나의 통계는 중국 주재 한국대사관이 발급한 의료관광 비자다. 지난해 비자발급 건수는 1073건으로 전년보다 3.86배나 증가했다. 성형 등으로 외국인이 한국에서 쓴 비용은 1억달러(1000억원)를 넘었다는 게 정부의 통계다.

의료계에 따르면 중국인이 국내에서 가장 선호하는 성형수술은 안면윤곽 수술이다. 국내 아이디병원이 중국인 환자 13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다. 사각턱 수술을 받은 환자가 16%로 가장 많았고 눈(12%) 양악수술(9%) 코(7%) 등이다. 사각턱 수술의 경우 2009년 유명 여가수 왕베이가 수술 후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중국 내에서는 얼굴뼈 수술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우수 인재 성형 전문의로

외국인뿐 아니라 국내 수요도 급증하고 있다. 한국에선 연령층을 가리지 않고 성형이 일반화되다시피 하고 있다. 10대들은 아이돌이나 걸그룹들의 성형에 무방비로 노출돼 중학교나 고교 졸업 때쯤이면 눈과 코는 물론 턱뼈 수술까지 한다. 성형전문의로 개업하는 의사가 늘어나는 배경이다. 20~30대는 취업용이다. 성형은 50~60대 연령층에서도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자신을 아름답게 가꾸는 그루밍족은 연령대를 구분하지 않는 추세다. 지방흡입, 지방주입으로 주름을 없애는 시술과 눈, 코 수술은 이제 성형도 아닌 것처럼 인식되는 단계에 있다.

관련 산업도 출렁거린다. 금속성형기계를 만들거나 수입하는 업체의 주가가 오르는 현상도 나타난다. 얼마 전 인화정공이라는 회사가 금속성형기계 제조업체인 해동산업을 인수했다고 해서 주가가 급등했다.

성형시장은 사실상 무한하다. 인간이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한 영속하는 시장이다. 미국의 통계를 보면 얼마나 큰 성장산업인지 짐작할 수 있다. 1997년 209만여건이던 미국의 성형수술 건수는 2003년 825만여건으로 무려 293%나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10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못할 리가 없다. 우수한 인재들이 성형전문의로 몰리는 이유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

--------------------------------------------------------------------------

남성도 예뻐지고 싶다!…男 성형시장 '쑥쑥'

男화장품 작년 10%이상 성장

최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지는 전 세계 남성 성형시장이 폭발하고 있다는 보도를 냈다. 이 신문이 추산한 남성 성형시장은 약 16조원 규모다.신문은 영국 성형외과협회의 조사를 인용했다. 보톡스 주사를 맞는 남성들은 지난해에 비해 60%가량 증가했다고 한다. 소년이 되려는 남성을 뜻하는 ‘보이톡스’라는 별칭이 남성들 사이에서 유행한다고 보도하고 성형을 보는 남성들의 시각이 변하고 있음을 전했다.

[Cover Story] '손 기술' 세계최고라서?…한국은 성형산업 강자
이 같은 현상은 비단 영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최근 한국에서도 남성 성형시장은 급팽창 중이다. 일부 단체에선 매년 15%씩 성장한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엔 화장품, 피부관리 시장이 매년 30%씩 증가한다는 얘기도 있다.

남성들이 주로 하는 성형부위도 여성과 별반 다르지 않다. 눈, 코는 기본이고 안면 윤곽성형까지 기웃거린다. 성형업계에선 이런 추세를 반영해 ‘남성 성형 시장을 블루오션’이라고 부른다. 남성 직장인을 대상으로 자신의 최대 콤플렉스를 물은 결과 학벌(20%)이나 영어실력(17%)이 아니라 용모 콤플렉스(36%)가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남성 화장품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는 것도 성형문화와 무관치 않다.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유로모니터 인터내셔널의 통계를 보면 한국 남성화장품 시장은 지난해 10% 이상 성장했다. 시장 가치는 연간 약 9억달러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BBC는 비비크림은 원래 성형외과에서 수술자국을 감추기 위해 사용하는 화장품인데 한국에선 여자가 군대간 남자친구에게 선물하는 미용용 화장품이 됐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