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저성장의 늪…기업가정신 일깨워라!
“기업가정신을 실천하는 국가는 단연 한국이 1등이었다.”(피터 드러커) “한국은 내가 방문한 국가 중 모험가적 성향이 가장 큰 나라였다.”(홀로몬 MIT 교수) “한국의 눈부신 경제성장은 한국인 특유의 기업가정신이 발현됐기 때문이다.”(김동선 중소기업연구원장)

유명 인사들의 발언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자원빈국 대한민국이 불과 반세기 만에 세계의 경제 강대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근인(根因)은 누가 뭐래도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다. 일제 강점과 한국전쟁으로 더 척박해진 경제적 인프라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고 꽃을 피운 것 역시 기업가정신이다.

기업가정신의 사전적 의미는 ‘기업의 본질인 이윤 추구와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기업가가 갖춰야 할 자세나 정신’으로 요약된다. 한마디로 사익(私益)과 공익(公益)을 조화하고 이를 극대화하기 위한 진취적이고 도전적 정신을 뜻한다.

기업가정신을 강조한 대표적 인물은 ‘창조적 파괴’(creative destruction)로 널리 알려진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1883~1950)다. 그는 기술혁신을 통한 창조적 파괴에 앞장서는 기업가의 자질로 신제품 개발, 새로운 생산방법 도입, 신시장 개척, 생산성 향상 등을 꼽았다. 오늘날엔 기업가정신이 전통적 의미외에 고객제일주의, 창의와 열정, 공정한 경쟁, 사회적 책임, 국가에 대한 기여 등으로 범주가 더 넓어졌다. 흔히 회자되는 고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어이, 해봤어”라는 짧은 말속엔 무일푼으로 글로벌 기업을 일군 기업가의 도전과 열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시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기업가정신은 변화와 혁신이 포인트다.

역사학자 아놀드 토인비(1889~1975)는 인류의 역사를 도전과 응전으로 집약했다. 시련과 고난을 극복한 역사는 흥하고 시련에 무릎꿇은 역사는 망한다는 것이다. 도전과 응전이라는 역사의 법칙은 기업가정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한국의 기업가정신은 분명 ‘한강의 기적’을 만든 일등공신이다. 기업인들이 도전정신과 열정으로 기술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을 개척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있음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기업가정신은 경영자들만의 얘기가 아닌, 지금 이 시대를 사는 청년들이 품어야 할 기상이기도 하다. 도전과 열정, 혁신과 변화, 창의와 공존의 마인드는 경제·정치·문화 등 모든 분야를 아우르는 성공의 키워드이기 때문이다. 한국경제가 저성장의 늪으로 빠져드는 조짐이 곳곳서 나타난다. 비실대는 글로벌경제의 영향이 크지만, 두손 놓고 주변만을 탓할 수는 없다. 경제위기 탈출의 해법은 기업가정신을 다시 한번 확 일깨우는 것이다. ‘제2 한강의 기적’ 출발점은 기업가정신의 부활이다. 4,5면에서 우리나라 기업가정신의 상징적 인물들과 기업가정신의 구체적 의미 등을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