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의 키워드는 글로벌이다. 글로벌은 삶과 경쟁의 공간이 국제무대로 무한히 넓어진다는 뜻이다. 기업은 전 세계로 상품시장을 확대하고, 개인은 로컬(국내)을 넘어 더 큰 무대에서 기회의 문을 두드린다. 하지만 글로벌은 국내 무대 또한 지구촌 곳곳의 라이벌에게 경쟁의 공간으로 열어주는 것을 의미한다. 글로벌화가 기회이자 위기인 이유다.
기업들은 글로벌로 커진 비즈니스 공간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인다. 혁신적 기술, 새로운 기법의 마케팅은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쥐는 핵심 카드다. 무한대로 넓어진 글로벌 무대는 기업이나 개인이 각개전투로 경쟁을 하기에는 때로 힘이 부친다. 따라서 정부는 자국 기업이 국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통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통화 가치(환율)는 국제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변수다. 통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즉 환율 등락에 따라 교역 규모 자체는 물론 교역의 채산성(수익성)도 크게 변한다. 수출만으로 판단하면 자국 통화 가치가 약해져야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고 채산성 역시 좋아진다. 수출을 늘려 자국 경제를 살리려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이 ‘자국 통화 가치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은 미국이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 달러 가치가 추락했다고 삿대질을 해댄다. ‘잃어버린 20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일본 역시 엔화 가치 약세를 유도해 경제 회복을 노리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세계 경제 기상도가 흐릴수록 통화전쟁 수위는 높아진다.
그렇다고 통화 가치 하락이 만사형통의 묘약은 아니다. 당장 수입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유학생들의 학비나 해외여행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통화 가치가 약하다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체력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명분과 실리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 셈이다.
한국은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고민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 7월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은 주요 28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다. 경기부양을 위해 찍어낸 달러나 유로화가 금융시장에 넘쳐나고, 한국 경제가 글로벌 위기에 강한 체질로 인정받은 결과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엔 비상이 걸렸고, ‘글로벌 위기+원화 강세’라는 초유의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4, 5면에서 통화 가치의 양면성, 글로벌 통화전쟁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기업들은 글로벌로 커진 비즈니스 공간에서 사활을 건 경쟁을 벌인다. 혁신적 기술, 새로운 기법의 마케팅은 글로벌 무대에서 주도권을 쥐는 핵심 카드다. 무한대로 넓어진 글로벌 무대는 기업이나 개인이 각개전투로 경쟁을 하기에는 때로 힘이 부친다. 따라서 정부는 자국 기업이 국제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통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야 한다.
통화 가치(환율)는 국제교역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변수다. 통화 가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즉 환율 등락에 따라 교역 규모 자체는 물론 교역의 채산성(수익성)도 크게 변한다. 수출만으로 판단하면 자국 통화 가치가 약해져야 유리하다. 원·달러 환율이 상승(원화 가치 하락)하면 한국 기업들의 수출이 늘어나고 채산성 역시 좋아진다. 수출을 늘려 자국 경제를 살리려는 미국 일본 중국 등이 ‘자국 통화 가치 끌어내리기’에 안간힘을 쓰는 이유다. 미국은 중국의 위안화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중국은 미국이 달러를 마구잡이로 찍어내 달러 가치가 추락했다고 삿대질을 해댄다. ‘잃어버린 20년’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는 일본 역시 엔화 가치 약세를 유도해 경제 회복을 노리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세계 경제 기상도가 흐릴수록 통화전쟁 수위는 높아진다.
그렇다고 통화 가치 하락이 만사형통의 묘약은 아니다. 당장 수입물가가 올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유학생들의 학비나 해외여행 부담이 크게 늘어난다. 원론적으로 따지면 통화 가치가 약하다는 것은 그 나라의 경제 체력이 그만큼 허약하다는 얘기다. 글로벌 경제 패권을 다투는 미국과 중국이 앞다퉈 자국 통화 약세를 유도하는 것은 아이러니다. 명분과 실리에 상당한 간극이 있는 셈이다.
한국은 원화 강세(원·달러 환율 하락)로 고민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3개월 만에 달러당 1100원 선이 무너졌다. 지난 7월 이후 달러 대비 원화 가치 상승률은 주요 28개국 통화 가운데 가장 높다. 경기부양을 위해 찍어낸 달러나 유로화가 금융시장에 넘쳐나고, 한국 경제가 글로벌 위기에 강한 체질로 인정받은 결과다. 하지만 수출기업들엔 비상이 걸렸고, ‘글로벌 위기+원화 강세’라는 초유의 현상에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4, 5면에서 통화 가치의 양면성, 글로벌 통화전쟁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