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생글생글에 해법 있었네"
대입논술의 해법은 생글생글에 있었다. 건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동국대 홍익대 등 수시 1차 논술시험을 치른 대학의 인문계 문제를 분석한 결과 생글생글에서 다뤘던 주제와 상관성이 매우 높았다. 생글생글을 꼼꼼하게 읽은 학생이라면 제시된 용어와 그것이 나타내고자 하는 의미를 어렵지 않게 간파했을 것이다.

예를 들어 보자. 이화여대 인문계열에 나온 다문화주의, 자유주의 철학자 칼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 소득 불균형 문제는 생글생글이 자주 다뤘던 논제들이다. 다문화주의는 지난해 12월 발행한 322호 ‘공존의 다문화…국경을 허물다’에서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포퍼의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생글 고전읽기에서 ‘열린 사회란 전체주의에 대립되는 개인주의 사회이며, 열린 사회야말로 인간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사회이며 최대의 적은 전체주의’라는 저자의 주장을 상세히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바로 포퍼가 열린 사회의 적으로 규정한 역사주의적 관점과 유토피아관을 논하는 문제를 냈다. 지문도 포퍼의 책을 요약한 것이었다. 역사는 이미 정해져 있다는 생각과 국가가 유토피아를 만든다는 전체주의적, 국가주의적 관점의 문제를 정확하게 알고 있느냐가 관건이었다.

연세대에서 나온 돈키호테 지문은 생글생글 문학산책에서 다뤘으며, 동국대의 가수 싸이 지문은 생글생글이 커버스토리로 다룬 K-팝의 성공 스토리와 맥을 같이한다. 생글생글은 작년 5월 293호에서 ‘유튜브 타고 세계인을 사로잡은 K-POP’기사를 커버스토리로 다뤘다. 여기에서 생글은 대중문화가 소프트 파워라는 기사를 심층 보도했다. 동국대는 바로 싸이의 성공과 대중문화의 발전 방안을 묻는 것이어서 정확하게 생글 주제와 일치했다. 293호 생글을 스크랩한 수험생이라면 논리 전개에 어려움을 겪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논술시험의 또 다른 특징은 까다롭고 난삽한 제시문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과거에는 외국어를 한글 같지 않게 번역한 고약한 제시문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세련된 문장으로 만들어진 제시문 덕에 상대적으로 쉽게 느껴졌다는게 수험생들의 대체적인 반응이다. 또 고교 교과서나 EBS 교재에서 지문을 발췌해 연계한 것도 적지 않았다.

1차 논술시험을 분석한 결과 2차 논술에도 쉬운 제시문이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유형 비틀기 등을 통해 변별력을 높일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면과 5면에 걸쳐 각 대학의 논술을 분석하고 2차 논술을 전망해 본다.

고기완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