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드라마·K팝을 넘어…이젠 '교육韓流'다!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맹자 어머니가 자식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뜻으로, 인간 성장에 환경의 중요함을 일컫는 말이다. 또한 어머니의 교육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위대한 사상가 맹자의 탄생이 가능했음을 함의한다. 우리 사회에서 이른바 ‘치맛바람’은 다소 부정적 어감을 풍기지만 부모들의 교육열이 한국의 산업화를 촉진하고 민주주의를 앞당긴 근원이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인하기 어렵다. 세계 최강국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수차례나 ‘한국의 교육을 배우라’고 강조한 것은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게 한 일등공신이 교육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교육 한류(韓流)’가 거세지고 있다. 드라마, K팝에서 열풍을 일으킨 한류가 교육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유학생 숫자를 보면 교육 한류의 열기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간다. 2001년 1만1646명(교육과학기술부 집계)이었던 외국인 유학생은 10년 만인 2011년 8만9537명으로 급증했다. 교과부는 외국인 유학생이 내년에 1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의 국적도 눈에 띄게 다양해졌다. 2009년 전체 유학생의 70%를 넘었던 중국인 비중이 낮아진 반면 유럽과 중남미 등 다른 지역 유학생들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실제로 미국(2707명), 러시아(696), 인도(631), 프랑스(548), 영국(193)에선 지난해 가장 많은 유학생이 한국에 왔다.

해외에서도 교육 한류의 열기는 뜨겁다.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등의 개발도상국가들은 아예 한국의 대학 모델을 자기 나라에 그대로 심어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지난해 이장규 전 서울대 교수를 총장으로 영입한 에티오피아 국립 아다마과기대에서는 현재 포스텍이 신소재공학 교육과정을 만들고 있다. 한국 유학에 필요한 한국어능력시험(토픽·TOPIK) 응시자도 급증하는 추세다. 2000년 4850명에 불과했던 응시자는 지난해 10만명을 돌파했다.

교육 한류가 거세지는 것은 한국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교육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인재를 육성하는 대한민국의 교육모델이 불과 반세기 만에 폐허의 국가를 글로벌 1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시켰다는 믿음이 그만큼 강해진 결과다. 국제무대에서 맹활약을 펼치는 삼성, LG, 현대차, 포스코 등은 교육 한류를 확산시키는 일등 공로자다. 해외 청소년들은 이들 기업을 통해 ‘코리안드림’을 키우고, 유학지로 한국을 선택한다. 교육 한류를 더 확산시키려면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가 더 빛나야 한다. 4, 5면에서 교육 한류의 현상과 원인, 우리나라 교육제도의 변천사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