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지구촌 이상기후…온난화의 재앙인가
지구촌이 이상기후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반도의 남쪽은 폭염으로 연일 밤잠을 못자고 전력 수급에도 초비상이 걸렸다. 반면 북쪽(북한)은 홍수로 500명 이상이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홍수로 집을 잃은 이재민만 20만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은 40년래 최악의 고온 현상이 지속되면서 2개월째 영상 30도를 맴돌고 있다. 중국은 지난달 물난리로 홍역을 치렀다. 미국 역시 사상 최악의 폭염과 가뭄에 시달리는 등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기상 이변으로 애그플레이션(agflation·농산물 가격 급등으로 인한 전반적 물가 상승)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콩, 밀의 국제가격은 지난해 말 대비 35%가량 급등한 상태다.

세계 곳곳이 이상기후에 시달리면서 온난화 논란도 다시 뜨겁다. ‘지구 온난화의 대부’로 불리는 제임스 핸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우주연구소 소장은 통계 분석자료를 근거로 “지난해 텍사스와 오클라마호의 가뭄, 2010년 러시아와 중동의 폭염, 2003년 유럽의 폭염 등 3가지 기상 이변은 전적으로 온난화 탓”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조만간 자료가 집계되면 최근 미국의 폭염 역시 온난화 때문이라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온난화 회의론자의 거두였던 리처드 뮐러 미국 버클리대 교수가 온난화론자로 변신한 것도 눈길을 끈다. 그는 얼마전 뉴욕타임스를 통해 “나를 전향한 회의주의자로 부르라”며 자신의 주장을 180도 뒤집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뮐러 교수는 “특별 프로젝트팀을 꾸려 연구한 결과 지난 250년간 지표의 평균 온도가 1.5도 상승했는데 이는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50년 동안 지표면의 온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지구촌의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면서 온난화 재앙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온난화 회의론도 여전히 상존한다.

온난화 재앙론자들은 온실가스 배출로 대기온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믿지만 회의론자들은 지구가 더워지는 것은 온실가스보다 태양 활동의 변화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온실가스 관련 비즈니스로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온난화의 위험성을 부풀린다고 주장한다. ‘녹색기술’로 새로운 산업적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정부 측에서도 이런 분위기를 부추긴다는 게 회의론자들의 지적이다.

온난화에 대해서는 재앙론과 회의론이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지구촌이 더 더워지고 기상 이변은 갈수록 빈번해진다는 것이다. 쾌적한 지구촌을 위해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4, 5면에서 이상기후가 빈번해지는 이유와 대처 방안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