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기회의 한 달'…여름방학 대입전략은?
백중지세(伯仲之勢)는 우열의 차이가 없이 엇비슷함을 이르는 말이다. 옛날에 형제의 순서를 백(伯) 중(仲) 숙(叔) 계(季)로 일컫은 데서 유래한 한자어다. 중(仲)은 버금간다는 의미로, 능력이나 형세가 팽팽한 것을 뜻한다. 춘란추국(春蘭秋菊), 백중지간(伯仲之間), 막상막하(莫上莫下), 난형난제(難兄難弟) 등은 비슷한 의미의 사자성어다.

‘백중지세는 최대 승부처’라는 말이 있다. 전쟁의 백중지세는 조그만 전략 차이로 균형이 깨진다. 일순간에 판세를 뒤집기도 하지만, 한순간의 방심으로 군사가 전멸하고 나라까지 망한 경우도 많다. 막상막하의 고비에선 미세한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여름방학은 특히 고등학생들에겐 인생 최대의 승부처다. 백중지세를 우세로 바꾸는 절호의 기회다. 반면 자칫 방심하면 우세가 백중지세로 바뀌고 백중지세가 열세로 바뀌는 위기의 한 달이기도 하다. 고3 재학생들은 내신 부담없이 수능 공부에 집중해 부족한 영역을 만회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8월 중순부터 시작되는 수시 지원을 점검하고 논술 면접 적성 등 대학별 고사에 대한 마무리도 해야 한다. 막판 스퍼트를 위한 체력관리도 중요한 때다. 따라서 수시와 정시모집 전형의 학습 비중을 적절히 안배하고 공부에도 정신을 집중해야 한다.

치밀한 계획도 좋지만 평소의 생활 패턴을 완전히 바꾸면 오히려 부작용이 많다는 것이 입시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책읽기가 부담스럽다면 수능과 관련해 발행된 시리즈를 짬짬이 읽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학습과 독서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런던올림픽과 디아블로3가 올 여름방학 ‘수능 2대 브레이커’(대입준비 훼방자)라는 우스갯소리는 집중과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말해준다.

고1, 2학년생들도 여름방학은 경쟁에서 한발 앞서는 능력을 키우는 결정적 기회다. 독서를 늘려 공부의 잠재력을 키우고, 입학사정관제 등에 대비해 스펙을 쌓기에도 더 없이 좋은 한 달이다.

다양한 봉사활동으로 공부 외의 참의미를 깨닫는 것은 훗날 인생에 큰 도움이 된다. 전문가들은 고등학생이 되면 학년별로 학습 목표를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친구 따라 강남가듯 여름방학 계획을 짜면 귀중한 시간만 낭비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대학입시는 냉정히 말하면 선의의 전쟁이다. 치밀한 계획과 실천으로 승기를 잡는 것이 관건이다. 고등학생들에게 여름방학은 치열한 경쟁에서 한발 앞서 나가는 절호의 기회다. 백중지세를 우세로 바꾸는 반전의 한 달이다. 4, 5면에서 알찬 여름방학을 보내는 구체적 노하우와 전문가들이 권하는 고전 필독서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