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올림픽 경제학…메달은 국력이다?
‘올림픽의 진정한 의미는 승리보다 참가다.’(근대 올림픽 창시자 피에르 쿠베르탱) ‘인간은 경쟁 상대가 있을 때 에너지가 치솟는다.’(육상 단거리 스타 칼 루이스) ‘올림픽의 하이라이트는 마라톤이 아닌 대회 손익계산서다.’(영국 BBC방송)

2012 올림픽이 오는 27일 런던에서 개막한다. ‘지구촌의 평화와 화합’이라는 올림픽 정신이 갈수록 상업화로 퇴색하고 있다는 비난도 있지만 올림픽은 여전히 지구촌을 열광시키는 거대한 축제다. 전 세계 200여개국에서 TV로 생중계하고 지구촌 인구의 90%가 경기를 지켜본다. 개최국은 ‘올림픽 효과’를 극대화해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으려 전략을 짜낸다. 올림픽은 기업의 이미지를 업그레이드하는 데도 더 없이 좋은 ‘홍보의 장(場)’이다. 코닥, 코카콜라, 나이키 등은 올림픽 마케팅으로 전 세계에 이미지를 각인시킨 대표적 기업들이다. ‘보다 빠르게, 보다 높게, 보다 힘차게’라는 올림픽 슬로건을 경영에 접목해 이미지를 부각시키려는 기업들도 많다. 선수들에게 올림픽은 자신의 기량을 전 세계에 과시하는 경쟁의 장이다. 자신의 몸값을 높여 새로운 명예와 부(富)의 길을 열어가는 기회의 관문이기도 하다.

올림픽 성적과 경제력이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보고서는 무수히 많다. 그중 대니얼 존슨 미국 콜로라도대 교수의 ‘경제지수로 본 금메달 전망’이 대표적이다. 그는 선수들의 경기력보다 1인당 국민소득, 인구, 개최국의 텃세 등을 변수로 4년마다 주요국의 금메달 수를 전망하는데 비교적 정확도가 높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는 미국이 금메달 34개로 종합 1위를 차지하고, 중국이 33개로 2위, 러시아가 25개로 3위, 개최국인 영국이 20개로 4위를 점쳤는데 결과가 주목된다. 메달 한 개를 따려면 1인당 국민소득이 260달러 늘어야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한때 스포츠국가주의(sport nationalism)로 자본주의에 맞섰던 동구권의 스포츠 우세가 무너진 것도 허약한 경제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물론 올림픽이 이미지 업그레이드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올림픽 시설 투자에 지나치게 돈을 투입하면 재정 부담이 늘어나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 실제로 캐나다 스페인 호주 등 상당수 국가들은 올림픽 직후 경제성장률이 곤두박질쳤다. 그리스의 부도 위기도 예상보다 과도하게 투입한 아테네올림픽 비용 때문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런던올림픽이 영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기대와 우려가 엇갈린다.하지만 올림픽은 누가 뭐래도 지구촌의 축제다. 경제적 마찰, 정치적 대립, 종교적 갈등을 잠시나마 접고 스포츠로 하나 되는 ‘한마음 축제’다.

요즘 세계 경제가 안 좋다는 뉴스가 연일 쏟아진다. 런던올림픽이 지구촌에 드리운 우울을 걷어내는 축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4, 5면에서 올림픽의 역사와 기업들의 마케팅 활동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