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새의 '두 날개'…창조일까 진화일까

우주 만물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는 이론이 분분하다. 하지만 논란만 있을 뿐 우주나 인간의 기원에 대해 과학적으로 논리정연하게 정립된 것은 없다. 논란의 초점은 창조론과 진화론으로 나눠진다. 우주 만물이 어떤 신적인 존재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믿는 종교적 관점과 찰스 다윈이 주장한 진화론적 시각이 첨예하게 맞선다. 한마디로 종교와 과학의 논쟁이다. 창조론과 진화론은 항상 평행선을 그리지만 양쪽 모두 약점이 있다. 그만큼 우주의 신비를 밝혀내기가 어렵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4면에선 창조론적 관점을 정리한다.

[Cover Story] "신이 절대적 권능으로 창조…화석은 진화론 근거 못된다"

#"하나님이 6일 만에 창조"

창조론(creationism)은 진화론에 대한 반대론적 입장이다. 한마디로 모든 생물체는 신(하나님)이 개별적으로 창조했다는 이론이다. 창조론자들은 동물과 식물들이 절대적인 신의 능력에 의해 현재의 모습으로 창조되었다고 주장한다. 창조론자들은 과거의 기록적 측면을 화석으로 추정하는 것은 불완전하다고 주장한다. 주요 생물체 간 연결고리로서 화석들의 유용성도 신뢰성이 약하다고 강조한다. 창조론에 대한 생각은 물론 진화론보다 뿌리가 훨씬 깊다. 에누마 엘리쉬(메소포타미아의 우주론적 사본), 수메르의 에아 신화, 이집트의 태양신 라 신화 등은 모두 창조론에 기반한다.

그리스도교적 입장에서는 유일신인 하나님이 태초에 완전한 자유의 입장에서 무로부터 우주를 창조한 것을 의미한다. 성경 창세기 1장 1절은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였다”고 기록돼 있다. 창조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신학에서 근본적인 개념이다. 창조의 인식은 신앙의 믿음 안에서 생겨난다. 창조자와 창조에 대한 기독교의 개념은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는 존재의 확실성에 근거한다. 구원의 체험에 의해 비로소 모든 피조물은 하나님이 만들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한다. 창조는 그때까지 없었던 것을 있게 만드는 것으로, 제작이라는 개념과 구별된다. 제작은 이미 있는 것을 다른 형태로 변형하는 것이지만 창조는 아직까지 없었던 것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성경은 하나님이 맨 처음 빛을 창조하였고, 이어 물과 하늘, 흙과 식물, 천체, 물고기와 새, 동물, 기는 것, 인간의 순서로 6일간에 걸쳐 창조했다고 적고 있다.

#미국인 46%"창조론 믿어"

최근 갤럽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 46%가 창조론을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이 기독교 성향이 강한 나라라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상당히 높은 수치다. 갤럽이 미국 전역 18세 이상 1012명의 성인을 무작위로 선정해 인터뷰를 한 결과 응답자의 46%는 창조론을, 32%는 유일신적 진화론을, 15%는 조물주의 개입 없는 순수한 진화론을 믿었다. 창조론을 믿는 사람은 지난 30년간 6% 증가하고, 진화론을 믿는 비율은 같은 기간 2% 늘었다. 반면 유일신적 진화론을 믿는 비율은 6% 감소했다. 매주 교회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들 중에선 3분의 2가 창조론을 믿는 것으로 조사됐다. 갤럽은 창조론은 공화당원이 상대적으로 많고, 진화론은 민주당원이나 무당파가 상대적으로 많은 것으로 분석했다.

또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진화론이나 유일신적 진화론을 믿는 경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지난 30여년간 창조론과 진화론에 대한 미국인의 신념에는 의미있는 변화는 없는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창조론적 믿음 비율이 높다는 것이 창조론을 정당화하는 것은 아니다.

#데카르트의 연속적 창조론

데카르트의 창조론은 연속적 창조론이다. 그는 신이 창조한 피조물은 영속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우주가 지속적으로 존재하기 위해서는 신이 순간마다 연속적으로 창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최초로 세상을 창조할 때 뿐만 아니라 그것을 보존하는 데에도 동일한 힘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그의 생각은 《세계와 빛에 관한 논고》 《방법서설》《철학의 원리》 등에서도 일관되게 유지되고 있다. 그는 신이 세계를 창조하면서 물체에 운동을 부여한다고 믿었다. 또한 신은 완전하기 때문에 세계를 불규칙적으로 창조하지 않고 항상 동일한 방식으로 창조한다고 생각했다. 그에 따르면 자연법칙은 신의 완전성으로부터 기인한다.

19세기에 들어와 찰스 다윈 등이 주장한 진화론의 등장으로 창조론은 심각한 위협을 받는다. 진화론이 철학 교육을 비롯한 정치 종교 산업 등 전 분야에 걸쳐 대단한 영향력을 끼쳤다. 20세기 초반까지만 해도 우세하던 창조론이 진화론에 밀리는 듯하자 과학적 창조론을 주장하는 과학자들이 생겨났다. 이들은 진화론의 과학적 허구를 밝히고, 창조의 과학적 타당성을 규명하려 한다. 미국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움직임이 가장 활발하다.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참고 자료 : 네이버 백과사전, 데카르트 《병법서설》등


< 논술 포인트 >

우주만물이 절대신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믿음이 전 세계적으로 어느 정도 확산되었는지를 조사해 보자. 진화론에 비해 과학성이 결여된 창조론의 맹점이 무엇인지를 논의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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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조상에서 염색체 수 다른 동물로 진화 못해"

창조론이 보는 진화론


창조론은 절대신(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기반이다. 진화론자들이 창조론을 맹목적이라고 비난하지만 창조론자들의 신념엔 별 흔들림이 없다. 창조론자들은 우주창조에 대한 진화론적 시각이 더 허구라고 주장한다. 진화론은 기본적으로 모든 생물의 조상이 같다는 것이다. 한 조상에서 여러 형태의 진화를 거듭하면서 오늘날 우주 동식물의 모습이 갖춰졌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창조론자들은 모든 동물의 조상이 결국 하나라는 주장 자체가 과학이 아니라고 반박한다. 털이 많아지거나 적어지고, 몸집이 커지거나 작아지는 등의 소진화는 가능하지만 염색체 수가 다른 종과 종 사이의 진화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염색체 수가 다른 사람과 동물이 한 조상으로부터 진화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진화론은 과학이고, 창조론은 종교 내지는 미신이라는 생각에도 견해가 다르다. 과학이라는 것은 실험실에서 입증이 가능한 것이어야 하는데 진화론에서 말하는 한 종이 다른 종으로 건너간 것을 입증하려면 수백만년이 걸린다는 것이다. 또 창조론자들은 미국 대부분의 학교 교과서에도 진화론을 싣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진화론은 학계에서도 그리 널리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조론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진화론이 맞다면 현재도 사람으로 진화 중인 어떤 동물이 있어야 한다고 반박한다. 예를 들어 원숭이가 사람으로 진화했다면 지금도 사람과 거의 유사한 원숭이, 덜 진화된 원숭이 등 수십 종류가 있어야 하지만 현실은 원숭이와 사람이 확연히 구별된다는 것이다. 우주창조를 보는 창조론적 시각과 진화론적 주장은 영원히 평행선을 그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아득히 먼 얘기고 어떤 주장이 나와도 상대방으로 하여금 반격을 당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