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돌고래 쇼'는 멈춰야 할까…생글기자들 생각은

"동물 학대하며 즐기는 부도덕한 행위"

[Cover Story] '돌고래 쇼'는 멈춰야 할까…생글기자들 생각은
돌고래 쇼는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로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중단되어야 한다. 우선 돌고래 쇼에 출연하는 돌고래들을 잡을 때부터 문제가 있다. 불법 포획된 제돌이도 문제지만, 그외의 다른 돌고래들이 수족관에 도착하기 전까지의 과정도 동물 보호와는 거리가 멀다. 현재 수족관에 있는 돌고래의 대다수는 일본의 타이지 마을에서 온 것으로, 타이지 마을에서는 돌고래 포획을 위해 연간 2만3000마리의 돌고래를 학살한다. 돌고래는 포경 금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마땅한 제재 수단도 없다. 돌고래 학살을 중단하기 위해서는 수요를 근절해야 하며, 따라서 돌고래쇼는 폐지되어야 한다.

이렇게 잡힌 돌고래들은 수족관에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야생의 돌고래는 하루에 약 65㎞를 헤엄친다. 하지만 제돌이가 살던 수족관의 크기는 가로 12m, 세로 5m, 깊이 3m로 바다에 비하면 턱없이 좁은 크기다. 수족관의 돌고래들은 쇼에 나가기 위해 야생성을 버리는 ‘순치 훈련’을 받는다. 이 때 죽은 물고기를 먹게 하기 위해서 최대 2주까지 돌고래를 굶긴다.

이런 생활 탓에 돌고래들은 체중 감소와 위궤양 등을 앓고 있다. 자연 생활에서는 없었을 스트레스를 받아 수족관에 온 돌고래는 2년 남짓한 세월 후에 죽게 된다. 야생 돌고래의 평균 수명이 25년에서 30년 사이임을 고려할 때 수명 단축의 수준은 매우 높다. 돌고래쇼 등의 동물쇼가 시민들과 동물 사이의 정서적 교감의 기회를 마련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동물을 학대하면서까지 자신의 만족을 쫓는 것은 도덕적으로 옳지 않다. 동물 보호는 그들의 생명만을 보호하는 것을 지칭하지 않는다. 생명은 물론이고 동물의 생태 그 자체를 보호해야 진정한 동물 보호라고 할 수 있다.

정미리 생글기자(강원외고 3년)esbat_ca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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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 동물 가둬 놓는 곳만은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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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동물원은 여러 기능을 수행한다. 멸종 위기를 맞는 종(種)을 보존하는 기능도 그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월악산 산양 복원, 지리산 반달가슴곰 복원 사업 등의 성공 사례가 있다.

동물원이 비교적 좁고 단조롭다는 점에서 동물의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사육사는 이를 방치해 놓지 않는다. 끊임없이 환경을 바꾸어 주며 동물들의 습성에 맞추려는 노력도 한다. 사료 지급 방법도 달리하고 친화훈련도 계속해서 시행한다.

이 친화훈련은 동물의 관리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 친화훈련이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동물의 상태를 진단하거나 치료하는 등의 건강관리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마취나 포획의 과정이 따르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서 동물들이 받는 스트레스는 크다. 그렇기에 친화훈련은 필수적으로 이루어진다.

친화훈련은 일반적으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즉 동물에 대한 사육사의 애정이 결핍되어 있는 상태에서는 훈련 자체가 불가능함을 의미한다. 동물원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만큼 딱딱하지 않은 곳임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돌고래는 사회성, 친화력이 높은 동물로 알려져 있다. 서울동물원의 경우에는 짧게는 3년, 길게는 13년의 친화훈련을 받은 돌고래들이 사람들과 교감한다. 공연 횟수를 제한하는 등 돌고래의 건강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길들여진 돌고래를 바다로 내모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바다로 가면 바로 죽을 지도 모를 일이다.

최승희 생글기자(대전 전민고2년) hs9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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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체로서 누려야 할 권리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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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쇼가 계속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은 아이들이 쇼를 통해 돌고래와 교감을 나누고 그러한 활동을 통해 아이들의 상상력과 호기심을 길러준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것은 인간의 일방적인 생각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돌고래 쇼를 관람하는 것은 일회성에 그칠 뿐만 아니라 아이들과 돌고래의 직접적인 교류가 이루어지는 것 또한 아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생명체로서 자유롭게 살아갈 권리를 지닌 돌고래가 공연을 목적으로 잡혀와 자유를 빼앗기고, 학대를 받으며 억지로 훈련을 받는 그러한 환경 아래에서 이루어지는 쇼라는 것을 알았을 때, 아이들이 앞서 돌고래 쇼가 지속되어야 한다는 사람들의 말처럼 상상력과 호기심을 자극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사육사들이 돌고래들을 따뜻하게 보살펴 주고 먹이도 주는 데 굳이 자연으로 돌려보낼 필요가 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동물의 입장에서 바라본다면 결코 행복한 삶이라 볼 수 없다. 넓은 바다에서 친구, 가족들과 자유롭게 뛰놀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으로 인간들이 돌고래에게 줄 수 있는 행복일 것이다.

이러한 논란 가운데 서울시는 서울대공원에 있는 돌고래인 제돌이를 야생방사 프로그램을 통해 바다로 돌려보내려 한다. 서울시는 야생방사 예산으로 8억7000만원을 책정하였다. 최종 방사까지는 3년이 걸리므로 한 해에 약 3억원 정도의 예산을 소요하는 셈이다. 누군가는 그깟 돌고래 한 마리를 방사하는 데 왜 그런 엄청난 예산을 투자하느냐고 불만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돌고래가 멸종되면 더 많은 돈으로도 복원할 수 없을 것이다. 공연을 목적으로 잡혀 온 돌고래들에게 돈이나 인간의 욕심이 아닌 ‘자유’와 생명체로서 누려야 할 ‘권리’를 찾게 해줘야 한다.

남미진 생글기자(장성여고 2년) fkaus721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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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쇼는 학대가 아니라 교감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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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를 너무 극단적 근본주의의 시각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 모든 동물을 인간에서 떼어내서 자연으로 돌려보내야 한다거나, 인간은 아예 동물을 식용으로 먹어서는 안된다거나 하는 극단주의는 배격해야 한다. 인간과 동물은 적대적인 것만은 아니다. 영장류인 인간은 동물을 죽이기도 하지만 살리기도 한다. 인간은 또 동물을 통해 배우기도 한다. 동물원에 있는 동물을 통해서 동물의 모습은 물론 동물의 습성, 동물보호의 필요성도 느끼는 것이다.

아이들이 돌고래쇼를 보면서 돌고래는 이쁜 생명체다, 돌고래는 영리하다는 것을 배운다. 돌고래쇼가 없다면 아이는 돌고래를 텔레비전 속에서만 봐야 하거나 아예 바닷속으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돌고래의 멋진 모습을 보고 자란 아이는 고래가 남획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동물보호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모른다.

돌고래쇼를 학대로 볼 수도 있다. 돌고래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충격을 주는 조련사들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동물보호가 강화되면서 이런 학대교육은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런 일이 알려지면 동물원은 망한다.

우리는 동물원 사자를 보고 안타까워한 적이 있다. 왜 사자를 넓은 초원지대에서 살게 하지 않고 우리에 가둬두는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동물보호 의식이 우리보다 훨씬 높은 선진국에도 동물원은 있다. 아프리카 초원에서 잡힌 사자들은 보기에는 안타깝지만 요즘 동물원은 시설이 좋아 사자들도 비교적 안락하게 살아간다. 프랑스에 있는 유명한 고릴라 동물원은 오히려 멸종해가는 고릴라를 보호하고 번식시키는 일도 한다. 이런 점에서 돌고래쇼 폐지는 극단적인 근본주의적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돌고래는 조련사와 친구가 돼 있어 억지로 떼어놓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최재영 생글기자(살레시오고 3년) wodud7120@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