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탈북자 강제 송환… '인권'을 생각하다
인권(人權)은 인간으로서 마땅히 누리고 행사하는 기본적인 자유와 권리다. 인간의 타고난 권리며 존재 자체만으로 동등하게 부여되는, 누구에게도 양도할 수 없는 가치다. 인류의 발전은 이런 인간의 천부적 기본권을 지키려는 끊임없는 투쟁의 결과다.

역사적으로 인권은 17세기부터 ‘자연권(natural rights)’으로 주장된 뒤 18세기 시민혁명의 인권선언으로 ‘사람의 권리(human rights)’라는 인식이 확립됐다. 자연권은 사람이 자기자신의 생명과 신체를 유지하기 위해 갖는 모든 권리를 말한다. 20세기 후반에는 국제법상으로도 인권이 보편적인 권리로 보장됐다. 인권이 정치이념과 국경을 초월해 보호받아야 할 신성한 가치라는 인식이 확고해진 것이다. 인간 존재가치의 숭고함이 이념으로 정립되고, 그런 이념이 권리로서의 지위를 획득하고, 이 권리가 정치적 권위에 의해 보장될 때 비로소 인권이 확립된다. 네덜란드의 국제법학자 휴고 그로티우스, 영국의 철학자 토머스 홉스와 존 로크,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 등은 인권확립의 사상·이론적 토대를 마련한 대표적 인물들이다. 하지만 신성하면서도 절대적 가치를 지닌 인권이 때론 무참히 유린된다. 전쟁, 기아, 정치이념, 독재자 등은 대표적 인권 유린자들이다.

최근 중국의 탈북자 강제북송(北送) 문제가 국내외의 뜨거운 이슈가 되는 것도 중심엔 바로 인권이 자리한다. 북한 주민들은 배고픔을 참지 못해, 자유가 그리워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다. 하지만 중국은 자국으로 탈출해온 북한 주민들을 단순히 불법 월경(越境)자로 취급해 북한으로 강제송환한다. “탈북자는 삼족을 멸한다”고 공공연히 외쳐대는 서슬퍼런 그 땅으로…. 강제송환을 면한 일부 탈북자도 행방이 묘연하다.

국제사회는 탈북자를 북한으로 돌려보내지 말라고 호소한다.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는 탈북자, 연예인, 시민, 인권단체 회원들이 연일 모여 ‘탈북자 강제북송 반대’를 외쳐댄다. 배우 가수 등 연예인 47명은 탈북자들을 위한 콘서트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를 열고 국내외에 탈북자 인권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미국 의회도 탈북자 청문회를 열고 중국에 “국제조약을 준수해 탈북자의 강제송환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인권은 그 어떤 가치보다 앞서는 인간의 기본적 권리다. 중국은 탈북자의 인권을 따스히 보듬어 줄 때 진정한 글로벌 리더로 인정받을 수 있다. 4, 5면에서 국내외적으로 확산되는 탈북자 북송 반대 움직임을 살펴보고 중국이 탈북자를 북한으로 강제로 되돌려 보내는 정치적 배경 등을 상세히 알아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