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인터넷 지식검색, 지식을 왜곡하다
지식은 인류의 영원한 관심사다. ‘너 자신을 알라’의 소크라테스, ‘방법론적 회의론’의 데카르트가 던진 화두 역시 지식과 진리였다. 지식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어떤 것에 대해 정당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갖고 그것이 옳다고 믿는 신념’ 정도로 요약된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지식을 신이 주는 선물로 여겼다. 과학자 뉴턴은 스스로를 하느님이 주신 지식을 발견하는 신학자로 불리길 원했다. 지식이란 단어에서 신성감마저 느껴진다. 인간적인 삶도 지식이 있어 가능했다. 참된 지식이 도덕적 삶, 양심, 배려 등과 결합되면서 인간이 비로소 진정한 만물의 영장이 된 것이다.

인류존재의 근원인 이런 지식이 인터넷 사이버 공간에서 수시로 왜곡된다. 자극적인 허위 정보나 추측성 글이 삽시간에 퍼지고 ‘사실’로 포장된다. 사이버 공간의 자정(自淨) 능력만을 믿기엔 왜곡 정도가 심하고 확산 속도가 너무 빠르다. 특히 포털의 지식검색엔 엉터리 지식이 넘쳐난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남한에서는 어떠한 형식의 토지개혁도 이뤄지지 않았다’(네이버 지식iN) ‘미국에서는 24개월 미만의 소고기만 먹는 것으로 알고 있다’(다음 지식)…. 네이버 다음 등 우리나라 대표적 포털 지식검색에 올려진 토지개혁이나 광우병과 관련된 잘못된 답변들이다. 남한은 해방 후 유상몰수 유상분배의 농지개혁을 단행했고, 미국은 가공식품에 30개월 이상의 소고기를 넣는다는 ‘사실’이 왜곡된 것이다. 인터넷에 퍼져 있는 잘못된 지식 때문에 의사들이 환자와의 소통과 치료에 애를 먹고 있는 것은 오래된 얘기다. 거짓 지식이 참된 지식을 설득하는 아이러니한 시대에 살고 있는 셈이다. 청년지식포럼 스토리K가 최근 한국 현대사 18개와 역대 대통령 3인과 관련한 상위 10대 질문에 대한 답변을 분석한 결과 네이버는 41%, 다음은 37%가 사실관계의 오류, 불확실한 정보, 이념적 편향성 등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더 심각한 것은 상당수 왜곡지식의 배경엔 단순오류가 아닌 의도성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역사를 보는 시각차, 시장경제를 보는 시각차, 개방을 보는 시각차가 객관적 사실마저 부정하고 왜곡된 진실을 참 진실인양 포장해 유포하는 것이다. 지식은 합리성, 사실적 근거가 바탕이다. 사실이 빠진 지식은 단순한 신념일뿐 참지식은 아니다. 집단지성 발원지인 인터넷 지식검색의 자정시스템이 더 강화돼야하는 이유다. 4, 5면에서 인터넷 지식검색의 오류가 얼마나 심각한지와 인터넷 집단지성의 문제점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