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안한 대세론'롬니'
# 다크호스로 떠오른'샌토럼' 아이오와州 코커스 투표 1위 롬니 누구인가
아이오와州 코커스 투표 1위

[Global Issue] 美 공화당  大選후보  초접전…  롬니, 8표차로 먼저 웃다
오는 11월6일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대결할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를 가리는 첫 경선이 8표 차로 승부가 갈리는 초접전 속에 진행됐다. ‘초접전’은 향후 공화당 후보경선이 최후 승자를 쉽게 점칠 수 없는 ‘안갯속 구도’ 속에 이뤄질 것이란 의미와 같다. 3일(현지시간)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열린 공화당의 첫 코커스(당원대회) 투표함을 개표한 결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와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 초반부터 피말리는 초경합세를 보였다. 롬니 전 주지사와 샌토럼 전 의원은 막판까지 수십표 차이로 엎치락뒤치락하면서 1, 2위를 다툰 끝에 롬니가 8표 차이로 신승(辛勝)했다. 득표율은 각각 25%였다. 이로써 오는 10일 뉴햄프셔주에서 당원과 일반인이 함께 참여하는 첫 프라이머리(예비선거)는 혈투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 불안한 대세론'롬니'

롬니가 아이오와에서 1위를 했지만 대세를 잡았다고 말하기엔 아직 이르다. 8표의 표차는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경선 사상 가장 작은 수치다. 30~40%에 달한 부동층 탓에 압도적인 승자를 가리지 못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화당원인 릴라 레이놀즈는 이날 투표하기 직전 “흔쾌히 마음을 정하고 찍어줄 매력적인 왕자님(후보)이 보이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당원들 사이에서 롬니 전 주지사의 대통령 당선 가능성과 샌토럼 전 의원의 강한 보수주의를 겸비한 인물, 혹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의 머리와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전도사적 호소력을 갖춘 후보가 없어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였다. 롬니는 개표 후 연설에서 철저하게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했다. 그는 9%가 넘보는 실업률로 상징되는 미국경제, 이란의 핵문제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잘못된 정치를 바로잡고 백악관을 변화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나는 변화를 주장하기보다는 미국의 기본정신인 자유 헌법 기회에 충실하겠다”며 4년 전 변화라는 기치를 내걸고 당선된 오바마를 꼬집었다.

# 다크호스로 떠오른'샌토럼'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6%에 불과했던 샌토럼 전 의원은 개표 도중 1위로 치고 올라가는 ‘깜짝 쇼’를 펼쳤다. 사실 샌토럼은 연설문 전문 작성가가 없을 정도로 선거 참모진이 변변치 못했다. 그의 인기가 수직상승한 것은 아이오와주 곳곳을 누비면서 보수적인 당원들의 정서를 파고든 덕분이라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고 홈스쿨링으로 교육한 자신의 경험을 당원들과 공유한 게 좋은 예라는 것이다. 그가 1990년대 펜실베이니아주 상원의원 시절 보여준 복지제도 개혁 노력, 이란 핵무기에 대한 강경한 입장도 표심을 자극했다.

반면 롬니로선 다소 아쉬운 결과였다. 지난 연말 여론조사업체 라스무센이 실시한 11월 본선의 가상대결에서 롬니는 공화당 7명 후보 가운데 유일하게 오바마 대통령을 꺾을 수 있는 후보였다. 그동안 지지율 선두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한 롬니는 자금력과 조직망까지 탄탄히 갖췄다.최대 약점은 그가 온건 보수파로 분류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2006년 매사추세츠주에 전 주민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도입한 의료보험개혁법 내용과 동일하다.

워싱턴=김홍열 한국경제신문 특파원 comeon@hankyung.com

롬니 누구인가

미트 롬니는 화려한 이력을 갖춘 정치인이다. 1975년 하버드대 로스쿨과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뒤 보스턴컨설팅그룹(BCG)을 거쳐 1990년 베인앤드컴퍼니 최고경영자(CEO) 자리에 올랐다. 2002년엔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으면서 정계에 진출했다. 2003년 민주당 텃밭인 매사추세츠에서 주지사로 당선됐다. 롬니의 정치적 성향은 공화당에서 상대적으로 중도 성향을 보이고 있다. 한때 동성애자의 결혼과 낙태에 찬성하기도 했다. 롬니는 보수 기독교가 이단으로 보는 모르몬교도다. 이 때문에 공화당 내 강경파인 ‘티파티’로부터 지지를 받지 못해 경선 초반 고전했다. 롬니의 대북정책은 강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김정일 사망 직후 성명을 통해 “북한 주민들은 길고 잔인한 악몽 속에서 고통받고 있다”며 “김정일의 죽음으로 이들의 고통이 끝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Global Issue] 美 공화당  大選후보  초접전…  롬니, 8표차로 먼저 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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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反오바마" 후보들 열변… 삼삼오오 모여 즉석 토론
손병권 교수의 현장리포트

전 세계적으로 대통령 선거가 연이어 치러지는 올해의 서막이 3일 미국 아이오와주에서 올랐다. 필자가 찾아간 공화당 코커스(당원대회) 현장은 아이오와대 안의 아이오와메모리얼유니언(Iowa Memorial Union) 건물이었다. 이곳에선 아이오와시티(City of Iowa City) 선거구 중 5개 선거구의 코커스가 열렸다. 공화당 등록유권자만이 투표할 수 있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도착 순서대로 현장에서 공화당원으로 등록한 후 중앙홀에 모여 각 후보를 지지하는 대표의 연설을 들었다. 삼삼오오 모여든 당원들은 후보자들의 팸플릿을 보거나 의견을 교환하고 있었다. 마침 필자와 안면이 있는 초등학교 교사를 만났다. 그는 이틀 전에야 누구에게 투표할지 결정했다고 귀띔했다. 진작에 지지자를 정했던 2008년 코커스 때와는 달랐다는 설명이었다.

그의 말대로 작년 5월 이후 아이오와주 여론조사에선 후보 7명이 돌아가면서 선두를 차지했을 정도로 이곳 공화당원들은 ‘정붙일 후보’를 찾지 못하고 있었다. 복음주의 개신교 신자인 그 교사는 현재 7명의 후보 가운데 어느 누구도 자신의 이상형은 아니라고 말했다. 아이오와 주류 공화당 지지층인 복음주의 개신교도의 일반적인 정서를 대변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대표 연설에는 론 폴, 릭 페리, 뉴트 깅리치 등 세 후보를 대표하는 지지자만 참가했다. 연설자의 수가 적은 탓인지 코커스는 당초 생각보다 열기가 떨어졌다.

보수적인 아이오와주의 주류 공화당원 입장에선 후보지명 가능성은 가장 높지만 과거 경력을 보면 보수적 성향이라고 보기 어려운 미트 롬니를 선뜻 지지하기가 어려운 듯했다. 그렇다고 보수색채가 강한 다른 후보를 밀어주자니 이들이 롬니를 제치고 최종 후보자가 될 가능성이 낮아 보이는 것 역시 고민이었다. 대부분의 후보가 자기만의 독특한 비전을 제시해 감동을 선사하기보다는 오로지 오바마 성토에만 몰두한 것도 코커스의 열기를 떨어뜨린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필자에겐 감세, 부채 삭감, 정부 축소, 오바마 주도의 건강보험 폐지 등 이슈마다 천편일률적으로 동일한 입장을 보인 공화당 후보들에게서 팍팍한 반(反)오바마주의만 느껴졌다. 20분여간의 연설이 끝나자 곧바로 투표가 시작됐다. 아이오와주 코커스 결과는 이런 공화당 유권자들의 고민을 고스란히 반영했다. 보수주의를 표방하지만 실제로는 중도성향의 전력을 지닌 롬니와 강한 보수주의 노선을 고수했지만 최종 후보 당선 가능성은 매우 불투명한 릭 샌토럼이 박빙의 경합을 펼친 것이다. 공화당 경선의 윤곽은 예상대로 꽤나 시간이 지나야 드러날 것 같다.

중앙대 정치국제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