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웰컴! 2012…흑룡은 비상할까
새로움엔 항상 설렘이 깃든다. 이전보다 나아지리라는 기대, 못 이룬 꿈이 성취되리라는 희망, 어둠이 걷히고 빛이 자리하리라는 소망이 녹아 있다. 이런 설렘과 소망은 2012년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지나온 2011년이 국내외적으로 요동치고, 빛보다는 어둠이 자리한 곳이 컸기에 새해의 희망과 소망은 더 간절하다.

안타깝게도 2012년의 기상도는 그리 밝지 않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2012년 글로벌 경기전망이 한마디로 어둡다’고 못을 박았다. ‘미래의 역사학자들이 2012년을 몰락을 막지 못한 암울한 전환기로 평가할 가능성이 크다’고도 경고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3%로 2011년 3.7%(추정치)보다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글로벌 경제불안의 진앙지였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은 마이너스 성장의 늪에 빠질 것으로 전망했다. 불행히도 이코노미스트의 전망이 맞는다면 2012년 임진년은 60년 만에 여의주를 물고 찾아온 흑룡이 제대로 날아보지도 못하는 한 해가 될 것이다.

2012년엔 미국 프랑스 예멘 등 20여개국의 권력지도가 바뀐다. 우리나라도 20년 만에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진다. 국민을 화합시키고 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 정치의 역할이지만 새판을 짜는 과정에선 갈등을 노출시킬 가능성도 크다. 표 얻기에 급급한 정치인들이 정책적 오류를 범할 수도 있다. 특히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아우성치는 청년들이 늘어나면서 세대·계층 간 심리적 괴리가 더 벌어질 우려도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복지포퓰리즘의 고삐가 더 풀릴 가능성도 크다. 경제적으론 유럽위기의 향방이 최대 변수다. 유로존의 위기가 더 증폭되고 확산되면 세계 경제는 지난해보다 더 심각한 홍역을 치러야 한다.

하지만 역사는 전망대로 쓰여지지 않는다. 위기의 역사는 우울한 전망을 밝은 미래로 바꾼 인류의 지혜와 힘을 보여준다. 수많은 질병과 기아, 전쟁을 이겨내고 찬란한 문명을 꽃피운 것이 이를 잘 설명한다. 전쟁의 폐허에서 불과 60년 만에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도약한 대한민국은 대표적 사례다. 소통의 통로를 넓히고 세계의 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 지혜를 찾는다면 ‘2012년 세계 기상도’는 이코노미스트 예보보다 훨씬 쾌청할 것이다. 흑룡이 올 한 해 맘껏 비상해 연말쯤 이코노미스트의 2012년 대전망이 크게 빗나갔다는 뉴스를 듣고 싶다. 4,5면에서 올해 전 세계의 주요 이슈들을 미리 점검해 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웰컴! 2012 … 흑룡은 비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