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아듀! 2011… 격변의 한해 저물다
‘다사다난(多事多難)’. 한 해를 마무리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말이다. 격변과 아쉬움도 묻어난다. 2011년은 말 그대로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재정적자의 늪에 빠진 유럽은 1년 내내 글로벌 금융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고, 복지 논쟁은 지구촌을 뜨겁게 달궜다. 글로벌 위기 진앙국인 그리스는 빚더미에 눌려 부도 문턱을 서성대며 외부에 손을 벌렸다. 하지만 ‘내몫만은 양보할 수 없다’는 이기적 아우성이 연일 아테네에 울려 퍼졌다.

재스민 혁명으로 불리는 중동의 민주화 바람은 튀니지를 거쳐 시리아 이집트 등으로 거침없이 몰아쳤다. 카다피의 처참한 최후, 연말에 들려온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은 권력의 무상함을 새삼 실감케 했다. 2011년 지구촌에는 일자리가 없어 거리를 헤매는 청년들의 절규와 신음도 넘쳐났다. 불안한 미래는 이민자에 대한 증오를 키웠다. 평화의 땅 노르웨이에서는 외국인을 혐오하는 극우주의자가 무차별로 총기를 난사했고, 유럽의 곳곳에서는 ‘이민자 물러가라’는 피켓이 출렁댔다.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가 불거지면서 미국의 월스트리트가 시위대에 포위당하는 진풍경도 빚어졌다.

시대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의 죽음은 지구촌에 큰 슬픔이었다. 그의 사망 소식에 지구촌은 마치 지인의 부음을 접한 듯한 애통함에 잠겼다. 거친 야생마의 자유로운 영혼은 아이팟, 아이폰으로 상상의 세계를 무한대로 넓혔다. 그의 육체는 갔지만 그의 영혼은 정보기술(IT)에 고스란히 녹아 여전히 시대와 함께 숨쉰다.

국내로 시야를 좁혀도 2011년은 다사다난 그 자체였다. 국회에서 최루탄이 터지는 사상 초유의 우여곡절 끝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이 이뤄졌다. 야당은 애국이냐 매국이냐는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FTA의 국회 비준을 반대했다. 연간 무역규모 1조달러 돌파는 무역 강대국의 자부심을 확인시켜 주는 낭보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국제무역이 위축되는 상황에서 이룩한 쾌거여서 의미가 더 컸다.

정치권도 요동쳤다. 민주당은 야권 통합으로 민주통합당을 출범시켰고, 집권당인 한나라당도 재창당 수준의 새판짜기를 구상 중이다. 한국 정치판의 지각변동을 몰고온 인물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다.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그 어느 해보다 위력을 발휘했다. 다양한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SNS는 소통의 핵심 창구였다. 하지만 SNS가 세대 간 갈등을 부추기고 종합적 사고를 마비시킨다는 지적도 많았다. K팝을 중심으로 한 한류는 2011년에도 유럽은 물론 지구촌을 환호시켰다. 4, 5면에서 2011년 국내외 주요 이슈를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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