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대 갈등...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림자
“요즘 얘들은 버릇이 없어 말세다.”

설득과 토론의 달인 소크라테스가 2500년 전에 습관적으로 뱉었던 말이다.

고대 아시리아의 비문에도 “요즘 아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말이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젊은층을 보는 어른들의 시각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 시절 어른들을 바라보는 젊은층의 시각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추측건대 젊은이들의 생각을 잘 받아들이지 않는 보수적이고 권위적인 구닥다리 정도로 여기지 않았을까 싶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세대 간 갈등과 시각차는 여전하다는 의미다.

갈등은 칡(葛)과 등나무(藤)가 서로 뒤엉켜 화합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이다.

조화보다는 ‘나’만을 고집해 실타래가 얽히듯 꼬여가는 것을 뜻한다. 갈등은 한 개인의 심적 상태이기도 하지만 때론 사회 구성원들을 극단적으로 갈라 놓는다.

최근 우리사회의 갈등이 위험 수위를 넘어섰다.

갈등이 동서고금의 공통된 현상이라고 자위하기에는 골이 너무 깊다. 계층 간 갈등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세대 갈등도 브레이크가 없는 상태다.

입만 열고 귀는 닫았고, 이성보다 감성이 사고를 지배한다.

‘나는 항상 옳고, 너는 언제나 틀리다’는 이분법적 생각이 뇌를 조종한다.

서울시장 선거는 세대 간 사고의 분열이 얼마나 심각한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사회는 서로 다른 이해관계를 추구하는 집단으로 구성돼 있다.

따라서 대립, 경쟁, 갈등이 구조적으로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

시대적·경제적 상황에 따라 이런 대립과 갈등은 증폭되기도 하고 줄어들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수위를 넘은 갈등은 사회에 드리워진 어두운 그림자라는 사실이다.

우리사회에서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은 무엇보다 경제다.

치솟는 청년실업률은 젊은 세대의 희망을 빼앗아간다. 내일이 불안한 만큼 보편적 복지라는 욕구는 더 커진다.

기성세대는 감사가 아닌 투쟁과 배척의 대상이다. 배려라는 미덕은 갈수록 고갈된다. 정치권은 또 하나의 주범이다.

갈등해소가 정치의 본질이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정치인들은 표를 의식해 인기영합적인 복지 정책을 남발해 사람들의 기대를 한껏 부풀려 놓는다.

부풀려진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고 기성세대는 불신의 타깃이 된다.

정치권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이유다.

세대 갈등이란 불협화음이 대한민국호(號) 엔진을 꺼뜨려서는 안 된다.

4,5면에서 우리사회에 세대 갈등이 심화하는 원인과 치유 방안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