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중심축 흔들리는 대한민국 NGO
2005년 대학졸업 후에도 한동안 진로를 정하지 못했던 김지혜 씨(30).

일반 기업은 왠지 구미가 당기지 않았고 이론을 주로 공부하는 대학원도 썩 내키지 않았다.

막연히 유학을 준비하던 그에게 한 지인이 캄보디아 자원봉사를 권했다. 그의 삶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그는 낯선 땅에서 10개월간 우물개발과 지붕보수 등을 도왔다. 조금씩 희망이 싹터가는 캄보디아인의 얼굴을 보면서 평범한 사람도 누군가에게 큰 행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NGO(Non Governmental Organization·비정부기구)의 참된 의미가 다가온 것도 이때였다.

그는 영국 맨체스터대 대학원에서 국제개발을 전공하고 2009년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 입사했다.

캄보디아에서 깨달은 NGO의 의미를 몸소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NGO는 영어 뜻 그대로 정부의 간섭없이 자발적으로 조직된 비영리 시민사회단체다.

정부의 손길이 못 미치는 구석을 비추는 빛이다. 역할은 다양하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가 활동영역이다.

결식아동 지원, 아동학대 상담, 의료봉사, 환경보호, 무주택자 집짓기 등 NGO의 손길이 닿지 않는 곳은 없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전 세계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망치를 들고 직접 집을 짓는다.

전 세계인들은 대통령으로의 카터가 아닌 순수한 영혼의 카터를 더 존경하고 사랑한다.

이것이 NGO의 힘이다.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이었던 한비자 씨.

그는 지난 10여년간 지구촌의 소외된 곳을 돌며 소외된 사람들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우리나라에도 도울 사람이 많은데 왜 외국까지 도와야 하느냐’는 질문엔 “한국인도 세계시민이라는 의식을 갖게 된 것이 뿌듯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한다.

NGO는 국경을 넘어 전 세계에 국가 브랜드를 업그레이드시킨다.

NGO의 역할은 궁극적으로 공정한 사회, 건전한 사고가 통하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따라서 투명성, 중립성, 사명감이 생명이다.

NGO 스스로가 지나치게 편향적이고 정치 지향적이면 제기능을 다하기 어렵다.

공익보다 사익에 눈길을 먼저 돌리면 NGO의 본질이 훼손된다.

기본이 망가진 NGO는 사회의 공기를 오염시킨다.

섬김보다 군림의 NGO가 있다면 그 또한 잘못이다.

내거는 구호와 알맹이가 달라도 역시 문제다.

사명감이 약해지면 부패라는 바이러스가 침투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 국내 NGO들이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나치게 정치 지향적이라는 우려, 자금의 흐름이 불투명하다는 걱정, 조직 운영이 폐쇄적이라는 염려 등이 섞여있다.

NGO의 중심축이 흔들리면 사회의 중심이 비틀댄다. NGO가 바로서야 하는 이유다.

4,5면에서 NGO의 역할과 기능,우리나라 NGO의 현황 등을 상세히 살펴보자.

신동열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