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그는 자신을 추월할까

[피플 인 포커스] 대구 세계육상대회 출전 '우사인 볼트'
대구에 번개가 내렸다. 지난 27일 개막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세계인의 이목은 온통 우사인 볼트(25 · 자메이카)에 꽂혀 있다.

키 196㎝ 몸무게 94㎏의 볼트는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다.

남자 100m와 200m 세계기록 보유자인 그의 기록을 시속으로 환산하면 38.2㎞에 이른다.

볼트는 세계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육상선수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해 8월 후원사인 푸마와 4년 연장 계약에 합의했다.

계약금액은 육상 사상 최고액인 총 2억5000만달러(2711억원)로 알려졌다. 자메이카 북부의 가난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난 볼트는 고교 졸업 후 외국에서 들어온 스카우트 제의를 모두 뿌리쳤다.

"다른 나라는 춥기 때문"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잡화상,어머니는 재봉 일을 아직도 하고 있다.

볼트는 2008년 6월 뉴욕에서 벌어진 리복그랑프리에 출전해 100m 결선에서 9초72의 세계 신기록으로 우승하며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렸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경기 도중 신발끈이 풀어져 전력질주를 하지 않고도 9초69로 세계신기록을 세워 '번개'라는 별명을 얻었다.

그리고 1년 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9초58로 우승하며 다시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베이징올림픽에 이어 베를린선수권에서도 100m · 200m · 400m계주를 석권한 볼트는 이번 대회에서도 세 종목에 도전한다. 볼트는 9월3일 오후 9시 30분에 200m에 출전한다.

이어 9월4일 오후 9시에는 400m 계주에서 역주를 펼친다.

볼트는 기량만큼이나 괴짜 행동으로 유명하다.

앞서 16일 인천공항에 입국한 볼트가 한국 땅에서 가장 먼저 찾은 음식은 치킨이었다.

볼트는 인천공항에서 대구행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기다리던 중 치킨을 주문했다.

치킨을 유달리 좋아하는 그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100m 결선 당일에도 모든 식사를 치킨 너겟으로 해결했다.

볼트는 또 축구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에서 우승한 뒤 박지성이 뛰고 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수차례 나타냈다.

지난 5월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FC 바르셀로나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직접 찾기도 했다.

훈련이 없을 땐 나이트클럽에서 살다시피하며 최신 유행춤 배우기에 여념이 없다.

늘 유쾌하고 장난기 많은 볼트이지만 이번 대회에 임하는 볼트의 모습은 예전과 다르다.

지난해 허리와 아킬레스건 부상에 시달리며 고전했기 때문이다. 경쟁자 아사파 파월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진지한 모습으로 연습에 집중하며 3관왕을 향한 의지를 불태우는 볼트.'I can cross it.' 티셔츠 중앙에 새겨져 있는 말처럼 그는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최만수 한국경제신문 기자 bebop@hankyung.com